개성 뚜렷한 음색·연기력 과시
심사장을 공연장으로 만들기도
김은경·최원진·이규봉 선발돼
10월 창원 성산아트홀 무대에

창단 30년에 빛나는 경남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오디션 현장은 뜨거웠다.

12일 오후 찾은 창원상공회의소에는 전국에서 온 성악가들의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52명이 지원해 1차 영상 오디션을 거쳤다. 이날은 2차 경연으로 11명이 열띤 경쟁을 펼쳤다.

경남오페라단 정인숙 예술감독을 비롯한 준비팀은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91년 출범한 경남오페라단 첫 정기공연도 <라 트라비아타>였기에 감회가 더 새로울 수밖에 없을 테다.

"경남오페라단은 성악가 등용문이자 실력을 인정받는 공간입니다. 심사를 하고 있으니 창단 공연 여자 주인공을 했던 벅찬 기억이 떠오릅니다."

오랜 기간 운영위원을 맡으며 심사에 참여한 조미숙 단장이 남긴 인사말이다. 30년 전 그날 비올레타 역을 했던 소프라노가 오늘의 주인공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주세페 베르디(1813~1901) 오페라 중 가장 사랑받는 <라 트라비아타>는 대표적인 '프리마돈나 오페라'로 여자 주인공 가창력과 연기력이 공연의 성패를 가른다.

▲ 경남오페라단이 주최한 <라 트라비아타> 공개 오디션이 12일 오후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합격한 주인공들은 오는 10월 경남오페라단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 오른다.  /박정연 기자
▲ 경남오페라단이 주최한 <라 트라비아타> 공개 오디션이 12일 오후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합격한 주인공들은 오는 10월 경남오페라단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 오른다. /박정연 기자

2차 오디션에 참여한 4명의 소프라노가 빚어낸 음색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했고 연기력과 무대 장악력에 제법 차이를 드러냈다.

바리톤 3명과 테너 4명도 실력 발휘에 여념이 없었다. 목소리 선이 분명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서 심사 현장을 공연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11명이 1명씩 차례로 심사를 봤고 심사위원들은 곧장 3명의 주인공을 뽑았다. 심사위원에는 조 단장을 비롯해 김성중·김동순 경남오페라단 운영위원, 최지형 연출자, 이동신 지휘자 5명이 참여했다.

심사 결과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김은경, 알프레도 역에 테너 최원진, 제르몽 역에 바리톤 이규봉이 각각 선발됐다.

소프라노 김은경은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바리톤 이규봉과 함께 두 사람은 경남오페라단 <일 트로바토레>에 이어 두 번째로 합격했다. 테너 최원진은 경희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젊은 성악인이다.

주인공 3인방이 어떤 조화를 이룰지 벌써 기대된다. 경남오페라단 창단 30주년 기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오는 10월 29~30일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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