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청산 부당함 호소
"외투기업 먹튀 방지법 요구"
일본 산켄전기가 자회사 한국산연 법인 폐업(한국산연 법인 해산)을 통보한 지 1년이 흘렀다. 그렇게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선 시간도 꼬박 1년이 지났다. 해고에 꿋꿋하게 맞서 싸워온 노동자들은 매무시를 가다듬고 "투쟁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는 13일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 한국산연 건물 앞에서 '한국산연 위장폐업 철회 투쟁 1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산연은 지난해 "회사 회생을 위해 노력했으나 누적 손실로 더는 정상적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며 폐업을 알렸고, 지난 1월 20일 예고했던 폐업을 강행했다.
지회는 산켄전기가 한국산연 누적 손실이 583억 원이라고 주장하지만, 2018년부터 160억 원을 들여 ㈜EK(옛 ㈜지흥)를 인수하고 흑자를 보았기에 '위장 폐업'이라고 맞섰다.
투쟁 1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산연지회 오해진 지회장은 산켄전기 한국산연 해산·청산 이유는 타당하지 않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오 지회장은 "산켄전기 누리집에 공개된 유가증권 보고서에 한국에서 매출이 22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나와있다"며 "매출만 보더라도 한국산연 해산·청산 정당성은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산연지회는 지난해 7월 13일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더불어 목소리를 낼 곳이라면 어디서든 선전전·1인 시위를 이어갔다. 시민사회가 연대했고, 일본에서도 '한국산연노조와 연대하는 사이타마 시민모임', '한국산연노조를 지원하는 모임'이 결성됐다. 일본 산켄전기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던 오자와 다카시 씨가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오 지회장은 "오자와 다카시 씨는 암 투병 중인 아내 곁으로 지금까지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중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수술을 앞둔 가족 면회조차 막는 반인륜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켄전기는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한국산연 정상화를 결정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소식에도 한국산연지회는 투쟁 의지를 되새겼다. 오 지회장은 "앞으로 투쟁도 현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 원정단을 꾸려 일본 원정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투 기업이 쉽게 나가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제대로 처벌하는 법 제정을 계속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산연지회는 오는 16일 한국산연 건물 앞에서 투쟁문화제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