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거리·조형물로 차별화
군, 기본계획 용역 중간 보고
학술대회 열어 한글 연구 강화
문체부 타당성 조사 거쳐 결정

의령에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한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의령군은 13일 군청 회의실에서 오태완 군수와 각 실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했다.

발제를 맡은 박용식 경상국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의령 건립 당위성으로 국어사전박물관과 의령의 관계를 설명하며 "의령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초로 국어사전을 편찬해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고자 피와 땀을 흘렸던 '조선어학회' 회원 33인 중 남저 이우식, 고루 이극로, 한뫼 안호상 선생이 의령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한다. 이들은 조선어학회 설립과 운영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특히 광복 이후 우리말 대사전인 <조선말 큰사전> 편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따라서 군은 의령이 우리말 사전과 우리말 표기법 제정의 모태가 되는 곳인 만큼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최적지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건립을 통해 조선어학회 업적을 이어가고 우리말의 역사 보존과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 의령군이 13일 군청에서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있다. /의령군
▲ 의령군이 13일 군청에서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있다. /의령군

군은 차별화된 유치방안과 전략도 공개했다. 먼저 관련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열어 연구 분야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미 한글 연구와 관련한 국내 권위자도 여럿 섭외했고, 관련 전문가들과 만나 박물관 건립 당위성 알리기에 한창이다.

또한, 한글 조형물도 제작하고, 한글 거리와 같은 문화 공간도 만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글 사랑과 한글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미 발족한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 및 홍보전을 펼쳐 지역 여론 조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오태완 군수는 "의령의 보물이자 우리나라 위대한 유산을 지켜야 할 사명감이 의령군민에게 있다"며 "국어사전박물관 의령 건립이라는 역사적 숙명을 꼭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은 애초 순수 민간단체가 건립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의령문화원 김복근 박사가 "조선어학회 사건 관련자 중 3명이 의령 출신이지만, 이들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고향 의령에 기념관마저 없다"며 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의령군도 올해 초 경남도에 신규 사업으로 제안해 경남도 지역혁신 신사업 지원 사업 3개에 선정됨으로써 탄력을 받게 됐다.

군은 앞으로 기본계획을 세워 세부안을 확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을 신청하면 문체부는 타당성 조사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사업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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