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장 안에 전시 공간 마련
경주 과몰입 완화 기대도
9월 26일까지 11점 선보여

지역 공공기관이 지역 예술인을 위해 무상으로 전시공간을 내어주고 홍보까지 맡아 공공기관의 역할을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창원레포츠파크는 7월 2일부터 9월 26일까지 일정으로 4층 객장 일부 벽면과 1층 복도 벽면을 활용해 '2021 주제가 있는 전시회-관계의 관점'을 선보이고 있다.

첫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 3명은 모두 창원대 미술학과 출신으로 김리아·김하나·하윤서 씨다. 이들은 직원들이 오가는 공간인 1층 복도에 4점, 객장인 4층에 7점 등 총 11점의 작품을 걸었다.

▲ 전시회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창원레포츠파크 4층 객장 일부. /정현수 기자
▲ 전시회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창원레포츠파크 4층 객장 일부. /정현수 기자

김리아 작가는 주로 도시 건물을 그리는데, 소실되거나 남겨진 흔적들을 통해 발생하는 회상을 실재 건물에 이입하고, 그것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화면에 표현하고 있다.

김하나 작가는 성욕을 원초적인 욕구로 보고 자신과 타자가 하나일 때 가장 아름답다며 섹스를 주 소재로 삼았다. 또한, 여성을 욕망의 대상이 아닌 주체적 욕망을 지닌 존재로 시각화하고 있다.

하윤서 작가는 꽃을 추상화하고 기호화해 표현하기를 즐기는데, 이번 전시 작품은 물결무늬 가운데 자신의 감정을 찾아가는 것을 형상화한 것들이다.

관련 업무를 담당한 창원레포츠파크 클린평가감사팀 관계자는 "지역에서 전업으로 그림을 그릴 형편이 되지 못하는 청년 작가들에게 작품을 걸 공간을 제공하고, 특히 경주를 보러 온 고객들에게 객장 내에서 문화예술을 접함으로써 과몰입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하며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 출신 여러 청년 작가들을 물색해 전시공간과 홍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1일 작품을 둘러보던 시각, 객장에 사람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저마다 경주 출주표를 쥐고 있었고, 그 출주표 한 면에 '고객님을 위한 전시회 안내' 광고가 실려 있다. 대부분 경륜 선수에게 눈이 쏠려 있긴 하겠지만, 출주표를 넘기다가 이 지면을 무의식적으로라도 보게 된다면 홍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10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는 'The dig'라는 주제로, 역시 참여 작가 3명을 초청해 12점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문의 010-678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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