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예술촌 '여행' 기획전
홍영하 성산홀서 추상화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여행에 목말라하는 이들이 많다. 멀리 떠나지 못한다면 가까운 주변 미술 전시장들을 찾아 작품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지난 주말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기획전 '여행을 여행하다 2전'과 창원 성산아트홀 5전시실 '홍영하 개인전'을 둘러봤다.

◇여행을 여행하다 2전 = 전시실에 들어서면 왼쪽에 여행 소품이 전시돼있다. 벽에는 세계지도에 관객 참여용 항공권이 각자 가고 싶은 곳을 표시한 듯 곳곳에 붙어 있다. 전시실 오른쪽에는 세계 곳곳 풍광과 자연 현상을 찍은 작품 사진이 걸렸다.

'당신에게 여행이란?'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전시실 바닥에 명사들의 대답이 깔려 있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을 얻어 오는 것이다.'(여몽)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꿔주는 것이다.'(아나톨)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주머니에 두 손을 내리꽂은 채 그저 길을 떠나도 좋은 것이다.'(체 게바라) 이 밖에도 괴테, 헤세, 생텍쥐페리, 김영하, 노자, 간디 등 명사들의 여행 인식을 접할 수 있다.

세계 곳곳 풍광 사진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웹 이미지를 활용해 인화한 것으로 200점 정도 전시했고, 자연을 담은 작품 사진은 여성 작가 7명이 참여해 18점이 걸렸다. 전시장 밖 아고라광장에는 해변을 배경으로 한 촬영구역(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8월 29일까지. 문의 055-222-2155.

▲ 홍영하 작 'Odyssey 5'. /정현수 기자
▲ 홍영하 작 'Odyssey 5'. /정현수 기자

◇홍영하 개인전 = 홍 작가 작품은 대부분 추상화다. 선과 면을 활용해 색을 입혀 색감을 강조하고 기하학적인 구상에 일부분은 대칭인 듯하면서도 완벽한 대칭이 아닌 변형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마침 홍 작가가 있어 작품 설명을 부탁했다.

'오디세이(Odyssey) 5'라는 작품 앞에 섰다. "한 화면에 두 폭의 풍경화 위에 여러 개의 상상도가 섞여 있어요. 캔버스 한가운데를 분할해 과거와 현재의 기이한 모습을 병치해 묘사했는데, 그리스신화인 오디세이아의 사랑 이야기를 시각 언어로 표현한 거예요."

작품 설명이 이어졌다. "작품 아래쪽 왼편에는 왕비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이 오디세이가 전쟁터에서 죽었다며 추모행사를 하고 있고, 오른쪽에는 오디세이가 선상에서 결박당한 채 요정의 유혹에 괴로워하는 모습이에요. 상단부 오른쪽에 오디세이의 눈을 그렸는데, 눈동자 속에는 나침반을 넣고 부인을 향한 사랑을 묘사했어요. 그리고 왼쪽 두 마리의 커다란 앵무새는 두 연인의 대변자답게 사랑의 교신을 도와주는 존재로 그렸습니다."

홍 작가 그림에는 줄무늬 효과를 활용한 '스트라이프' 작품이 많다. 비구상에 색감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취향이 드러난 작품들이다. 그래서 그림 속에 스카프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기도 한다. 사랑, 사랑, 그리고 사랑(Love, love and love)' 그림은 세 여성이 스카프를 하늘로 던지는 모습을 담았다.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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