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건립 결정한 문체부에 강한 반발

의령군이 '이건희 미술관' 서울 건립을 결정한 문화체육관광부에 강한 반발과 함께 유감을 드러냈다.

애초 정부가 서울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미뤄왔고, 지역 자치단체를 유치전에 뛰어들게 함으로써 생색내기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지방은 안중에도 없었고, 배려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체부가 서울로 기증지를 결정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문체부가 내세운 국가 기증 취지 존중과 기증의 가치 확산은 지방에 건립됐을 때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만약 기증자 고향인 의령에 들어선다면 기증 가치가 더욱 발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특히, 전문성과 활발한 교류·협력은 서울에서만 가능한 것인지 반문하며, 지역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비수도권 역량을 키워 수도권과 동시에 발전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균형발전 취지에 들어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태완 군수는 "의령에 무조건 들어서야 한다는 지역이기주의로 미술관 유치 운동을 벌였던 건 아니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의 문화 분권과 균형발전 결론은 언제나 서울로 향한다"고 정부의 이번 결정을 성토했다.

오 군수는 미술관이 서울 건립으로 결정됐지만 여전히 번복될 가능성에 희망을 걸었다. "유치를 희망한 다른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주민들도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꼭 의령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지방으로 분산하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방분권은 빛 좋은 개살구" 등 거친 반응도 나왔다.

의령군은 그동안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유치운동을 벌여왔다. 의령이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이자 고 이건희 회장이 성장한 지역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같은 연결고리로 정곡면 중교리 일대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하고 삼성의 경제보국, 창업정신 등을 기리는 '삼성특별관'을 자체적으로 건립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계획을 구상했다. 글로벌 문화축제인 '호암문화예술제'개최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군은 이번 결정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마련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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