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잠시 멈춘 사이, 각지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교민들이 창원에서 뭉쳤다. 이들은 창원 시민·교민과 함께 계속되는 군부 탄압을 규탄하는 연대 집회를 펼쳤다.

경남이주민연대, 한국·미얀마 연대, 경남미얀마교민회, 경남이주민센터는 4일 오후 1시께 창원역 앞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8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경기도 김포와 대구에서 온 미얀마 교민과 경남 중국교민회원들이 함께했다. 

네옴(31) 경남미얀마교민회장은 "지난 3일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의 생일이었다"라며 "미얀마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를 비난하는 한편, 집 밖에서도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축하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온 미얀마 교민 쉐모 작가가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8차 집회에 참석해 연대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경기도 김포에서 온 미얀마 교민 쉐모 작가가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8차 집회에 참석해 연대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M)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 30일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서 정치범 2342명을 석방했다. 이에 경기도 김포에서 온 민주화운동가 쉐모 작가는 "만달레이에서 시위한 스님들 말처럼, 아무리 정치범을 석방한다 한들, 자유가 없다면 미얀마 전체가 감옥과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은 미얀마 민주화 성공 여부를 의심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승리하고 있다"라며 "누가 뭐라 해도 군부는 비폭력으로 저항하는 시민들을 굴복시키지 못했고, 시민방위대(PDF) 역시 다가올 전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는 순간부터 승리는 시작된다"라며 "창원의 형제·자매들도 끝까지 손을 잡아 달라"라고 호소했다.

김진숙(42) 경남중국교민회원은 "이웃나라 미얀마 시민들이 두려움 속에서 끝까지 저항하는 이유는 인간의 기본 권리를 누리고자 하는 간절함 때문이라 생각한다"라며 "미얀마 혁명의 봄은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는 3일 지금까지 시민 890명이 군부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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