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산업은행 수정 계약
3개월 늘려 9월까지 이행 합의
거제 지역 "매각 철회를"반발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과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을 둘러싼 현물출자 기한을 3개월 연장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산업은행과 체결한 대우조선 인수 관련 '현물출자·투자계약' 기한을 기존 6월 30일에서 오는 9월 30일로 연장했다고 1일 밝혔다.

계약 기한 연장은 이번이 세 번째다. 양측은 지난 2019년 3월 대우조선 매각 관련 본계약을 맺고 2020년 3월까지 현물출자 등을 이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외 기업결합 승인이 길어지면서 2020년 9월 말로 기한을 연장한 데 이어 올해 1월에 2021년 6월 30일로 2차 연장한 바 있다.

양측이 이번에 기한을 다시금 연장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한국·유럽연합(EU)·일본 경쟁 당국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데 코로나19 등 변수로 지연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 관련 현물출자 이행은 국내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등 거래 종결을 위해 필요한 정부 인허가를 모두 취득하는 것을 주요 선행조건으로 한다"며 "각국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져 기한 만료를 앞두고 수정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대우조선 노동조합 등 거제 지역은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대우조선 매각을) 시간 끌기로 일관하는 동안 거제와 경남 지역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또다시 '현물출자 투자계약' 기한을 연장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힐난했다.

이어 "정부를 반노동 친재벌 정부로 규정함을 넘어서서 나라 팔아먹는 매국노로 규정하며 대우조선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광용 거제시장도 기한 연장을 비판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의 현물출자 및 투자계약 기한을 9월 30일까지로 결국 세 번째 연장했다. 이건 아니다. 명분도 실리도 없고 애초 인수·합병 취지도 이미 사라진 대우조선해양 매각 시도"라고 지적하면서 매각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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