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호분 보존처리 과정서 확인
군 "아라가야 국력·위상 증명"

아라가야 최고지배자 묘역으로 알려진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적 제515호)에서 국내 최초로 봉황장식 금동관(鳳凰裝飾 金銅冠)이 확인됐다.

함안군은 말이산고분군 45호분에서 지난 30일 국내 최초로 봉황장식 금동관 1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45호분은 2019년 (재)두류문화연구원이 발굴조사한 것으로, 사슴모양토기,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등 상형토기 4점이 완전한 형태로 출토돼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번 금동관은 45호분 발굴조사에서 나온 금동투조장식(金銅透彫裝飾) 보존처리 및 복원 과정에서 전문가 검토를 거쳐 그 형태가 확인됐다.

금동관은 길이 16.4㎝, 높이 8.2㎝ 크기인데, 횡으로 긴 관테(대륜·臺輪) 위에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형태의 세움장식(입식·立飾)이 올려져 있다. 관테는 이마 윤곽에 맞춰 만든 듯 곡선으로 돼 있으며, 1장의 동판에 관테와 세움장식은 일체형으로 돼 있다.

▲ 함안 말이산고분군 45호분에서 지난 30일 발견된 봉황장식 금동관. /함안군
▲ 함안 말이산고분군 45호분에서 지난 30일 발견된 봉황장식 금동관. /함안군

하부 관테와 상부 두 마리 새 모양 세움 장식이 마주 보는 대칭적 구도는 우리나라 삼국시대 금공품(金工品) 가운데 첫 사례다.

금동관에 표현된 두 마리 새는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평북 운산 용호동1호분 출토 금동판 4장에 나타난 봉황과 무령왕릉 출토 환두대도(環頭大刀)에 장식된 봉황문양 등과 유사한 형태를 보여 봉황으로 추정했다.

금동관을 분석한 이한상 대전대학교 교수는 "45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국내에서 보고된 관 중 처음 확인된 형태"라며 "봉황무늬가 대칭을 이루는 구도, 짧은 관테에 촘촘히 구멍을 뚫은 점, 표면과 이면에 아말감 기법으로 도금된 점 등을 고려할 때, 금동관은 아라가야 공방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아라가야 금공문화를 살펴볼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45호분 조사를 했던 (재)두류문화연구원은 무덤 축조 시기를 5세기 초로 보고해 봉황장식 금동관은 현재까지 보고된 가야 관 중 가장 이른 시기 것으로 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한국 고대사에서 가장 역동적 시기 중 하나인 서기 400년을 전후한 시대 최고급 위세품인 금동관이 말이산고분군에서 확인된 것은 당시 아라가야 국력과 위상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조사 성과를 기반으로 가야사 연구에서 아라가야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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