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3·15아트센터 '마이 디어 피오키오'전
9월 5일까지 9개국 작가 22명 작품 전시

빨간 모자를 쓴 피노키오가 고릴라 판사 앞에 섰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지 고개를 바짝 치켜들고 판사 얼굴을 보고 있다. 코가 길쭉하게 툭 튀어나온 모습이 영락없는 거짓말쟁이 피노키오다. 입을 살짝 벌린 채 뒷짐을 지고 있는 피노키오와 안경을 끼고 이를 지그시 보고 있는 노란 단발머리의 고릴라 판사.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 '피노키오와 고릴라 판사' 속 두 캐릭터에서 앙증맞은 이미지가 물씬 묻어난다.

만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피노키오 이미지가 네모난 액자 속에 담겨 전시장에 나왔다. 그 자리는 창원문화재단 기획전시 'My Dear 피노키오'전이 열리고 있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제1∼3전시관. 지난 21일부터 관람객과 만나고 있는 피노키오전에는 전 세계적 사랑을 받아온 이탈리아 고전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 속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칼데콧상 등을 수상한 앤서니 브라운, 로베르토 인노첸티, 제럴드 맥더멋, 로렌조 마토티, 레오나르도 마티올리, 빅토리야 포미나, 민경아, 조민서 등 9개국 작가 22명이 그려낸 작품들이 이번 기획전에 내걸렸다. 전시작은 일러스트레이션·회화·조형물·영상 등 200여 점이다.

▲ 'My Dear 피노키오'전 출품작
▲ 'My Dear 피노키오'전 출품작

전시장 입구에 들어간 다음 앞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만나게 되는 왼쪽 벽면엔 제럴드 맥더멋의 작품이 걸려 있다. 마을 광장으로 체포되는 제페토와 눈이 오는 마을에 피노키오가 공부할 책을 사 온 제페토, 여우와 고양이를 만난 피노키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절벽에 서 있는 피노키오와 어부들의 모습 등이 담긴 작품이 노란 벽면에 채워졌다. 작은 건 가로 21㎝, 세로 29㎝, 큰 건 50㎝, 32㎝ 크기다. 1987∼2003년 사이에 제작된 이미지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황색 벽면에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겁쟁이 윌리와 빌리, 그리고 피노키오가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렌티큘러 기법(Lenticular·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다르게 보이는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이 눈길을 붙잡는다. 반짝거리는 외관에선 피노키오가 윌리로, 윌리가 빌리로 변신을 거듭한다.

2012년 피노키오 영화 제작을 위해 로렌조 마토티가 그린 드로잉 작업도 이번 전시의 출품작 중 하나다. 양팔을 쭉 펴고 하늘을 나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인 피노키오와 건물 이미지를 일러스트로 그려낸 작업이다. 경쾌한 색감으로 표현한 피노키오와 피노키오 책 표지 포스터 등도 같은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1911년 최초의 피노키오 무성영화 도입부를 비롯해 1947년 이탈리아의 지안네토 구아르도네 감독이 만든 영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감상할 수 있는 상영관도 전시장서 볼 수 있다.

창원문화재단 3·15아트센터본부 관계자는 "안심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전시장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동심의 세계에서 코로나로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9월 5일까지. 관람 시간 평일·주말 오전 10시∼오후 7시. 관람료 1만 원(일반), 8000원(어린이). 창원문화재단(055-719-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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