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천초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 지역 주민들 문화예술 공간으로
문학·미술 등 작가 14개 팀 입주…다양한 장르 교류하며 창작활동

인구 감소 등으로 경남 도내 폐교가 늘고 있습니다. 경남도교육청은 올해를 '미활용 폐교 재산 감축의 해'로 정했습니다. 지난해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내 미활용 폐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발생하는 폐교를 어떻게 잘 활용해나갈지, 경남지역을 포함해 전국 폐교 활용 사례를 8차례에 걸쳐 찾아 나섭니다. 지역공동체가 함께 만들었던 학교가 그저 허물어지지 않고, 이제는 독서·예술·치유 공간 등 새로운 지역민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부산지역에서 지역민의 창작 활동을 돕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기관 중 하나로 감만창의문화촌이 꼽힌다. 폐교를 활용한 이 공간은 부산문화재단에서 수탁 운영하고 있다.

◇동네 주민 이용하는 문화공간 = 지난 10일 부산시 남구 감만창의문화촌 5층 대연습실에서 성인 여성 2명이 커다란 벽면 거울을 바라보며 춤 연습에 한창이었다.

춤을 추던 정혜림(30) 씨는 "남구 주민인데, 연습 공간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이곳을 알게 돼 댄스동아리 연습을 여기서 하고 있다"며 "공연 앞두고 1주일에 한 번씩 이용한다. 벌써 이용한 지 1년 정도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연 연습실에서는 연극단체가 연습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한 층 아래인 4층에는 입주 작가들을 위한 창작 공간이 준비돼 있다. 문학·음악·미술·연극 등 작가 14팀이 입주해있다.

▲ 부산 감만창의문화촌은 지역민의 창작 활동을 돕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5층 대연습실에서 춤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주민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부산 감만창의문화촌은 지역민의 창작 활동을 돕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5층 대연습실에서 춤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주민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부산시 남구에 자리한 감만창의문화촌.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부산시 남구에 자리한 감만창의문화촌.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입주 작가인 오성은(37) 소설가는 "그동안 특별한 창작 공간이 없어서 주로 커피숍이나 집에서 글을 썼다"면서 "그런데, 올해 1월 이곳 창작 공간에 입주하면서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교류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받으면서 글을 쓰게 돼서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을 주제로 한 에세이집을 오는 11월에 펴낼 예정이다. 부산을 담은 사진전도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입주 작가인 문수경(49) '이상한짓프로젝트' 대표도 "음악을 토대로 춤 등 다양한 예술을 결합하는 다원 예술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로 입주 3년 차다"며 "이전 입주 작가 중 한 명이 감만창의문화촌을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을 썼고, 거기에 제가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는 제가 그 소설 작품을 토대로 공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 작가는 매년 심의해서 최대 3년간 창작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층을 오르내리는 계단마다 회화 작품을 걸어둔 '계단 갤러리'도 눈에 띈다.

감만창의문화촌은 1층 북카페·전시 갤러리, 2층 부산문화재단 사무국, 3층 정책연구센터·감만공작소·회의실, 4층 입주 작가 창작 공간, 5층 공연 연습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 탓에 1·3층 지역민 상시 개방 공간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문화촌 바로 옆 학교 공간은 '감만종합사회복지관'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도 1층 북카페 등을 많이 이용해 왔다.

▲ 부산 감만창의문화촌은 지역민의 창작 활동을 돕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입주 작가인 문수경 '이상한짓프로젝트' 대표.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부산 감만창의문화촌은 지역민의 창작 활동을 돕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입주 작가인 문수경 '이상한짓프로젝트' 대표.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부산 감만창의문화촌은 지역민의 창작 활동을 돕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입주 작가인 오성은 소설가.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부산 감만창의문화촌은 지역민의 창작 활동을 돕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입주 작가인 오성은 소설가.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도시재생 사업으로 탄생 = 감만창의문화촌은 부산 동천초교가 2010년 다른 곳으로 이전한 뒤 공간 활용을 고민하면서 생겨났다. 부산시가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학교 시설을 인수해서 문화적 도시 재생을 바라며 2013년에 문화촌으로 문을 열었다. 부산문화재단이 시 소유의 이곳을 위탁받아서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부산문화재단은 지난해 감만창의문화촌에서 모든 세대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달달한 밤'이라는 '감만상상페스티벌', 예술적 상상력을 북돋는 '놀러와요 즐거운 동물의 숲', '우주로 떠난 꼬마 예술가' 등 프로그램으로 '감만상상데이'를 진행했다. 입주 예술가의 창작활동, 공간 소개를 하는 오픈스튜디오 등도 지역민에게 개방했다.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에서 감만창의문화촌 문화 행사를 열면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며 "연간 사업으로 '상상데이', '아트 페스티벌' 등을 진행하는데, 인근에서 가족 단위로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안녕하세요, 예술 씨'라는 분기별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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