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욋일(?)이 많아서 '경남, 소리풍경'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밀양으로 가겠다고 결정하고는, 여러 후보지를 두고 고민이 깊었습니다. 위양지, 영남루는 워낙 유명하고 방문객도 많을 테니 후순위로 뒀습니다. 영화 촬영지이기도 한 용평터널을 가려다, 차가 다니는 곳이라 위험할 듯해서 고민 끝에 마음을 접었습니다. 표충사 계곡이나 호박소는 더 더워지면 그때 가자고 아껴두니 후보지가 금방 고갈됐습니다.

그러다 고가 체험마을인 부북면 퇴로마을이 나름 신선한 촬영지인 듯해서 곧장 내달렸습니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니 고즈넉한 분위기는 마음에 쏙 들었지만 영상에 담기에는 뭔가 아쉬웠습니다.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후순위로 뒀던 위양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평일에도 방문객이 적잖았습니다. 카메라 두기 좋은 장소를 골라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새가 알맞게 날아와 큰 소리로 울어주고, 지나가는 이들이 웃음소리를 내어줍니다. 영상이며 소리며 빈틈없이 꽉 채웠습니다. 떠나는 길에 영남루도 들렀습니다. 점심 즈음이라 방문객은 많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도 새들은 소리를 채워줬습니다. 때마침 지나가던 기차도 이에 질세라 요란하게 울어줬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위양지와 영남루를 제쳐놓았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밀양하면 위양지, 영남루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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