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당뇨 등 담석 원인
담낭염 발전하면 제거 권유해
현대인은 담낭 떼도 문제없어
역효과 보고에 파쇄술은 금기
담석 있더라도 암 되는 건 아냐
예방법으로 소식과 채식 권유

담낭이라고도 부르는 쓸개는 엄연한 몸속 장기 중의 하나다. 놀부는 심술보를 추가해 오장칠부가 있다 하는데, 사람은 오장육부를 속에 품고 있다. 오장이란 간, 심장, 폐, 콩팥, 비장이고 육부는 대장, 소장, 위, 쓸개, 방광, 삼초를 이른다. 삼초란 목구멍에서 전·후음에 이르는 전체를 이른다. 육부에 속하는 쓸개, 없어도 되는 걸까? 줏대 없는 사람을 두고 '쓸개 빠진 놈'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쓸개가 빠져도 살 수 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쓸개는 말 그대로 무척 쓰다. 그래서 생긴 사자성어가 '와신상담'이다. '대담하다'라는 표현에 '쓸개 담(膽)' 자가 쓰이는 걸 보면 옛사람들은 쓸개를 높이 평가했나 보다. 하긴 우황이라든지 웅담이라든지 쓸개를 약재로 쓰니 그럴 만도 하겠다. 그래서 줏대 없고 용기 없는 사람을 두고 쓸개 빠졌다 표현하나 보다. 하여튼 이 쓸개에는 돌이 생기기도 하고 잘못되면 염증, 나아가 암까지 발병할 수 있는 데다 현대인에게는 그다지 쓸모마저 없다고 하니 왜 그런지 궁금하다. 창원파티마병원 외과 최승휘 과장을 만나 담석이 생기는 원인과 어떤 상황이면 수술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승휘 창원파티마병원 외과 과장.<br /><br />  /정현수 기자
▲ 최승휘 창원파티마병원 외과 과장. /정현수 기자

-절에서 스님이 돌아가시면 다비식 하잖아요, 그럴 때 사리를 수습하던데 그거 혹시 담석 아닌가요?

"담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수술하다 보면 쓸개주머니가 아닌 복강 내에 돌이 있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담석과 복강 내 결석, 그리고 신체 다른 부분에서 생긴 돌이 사리로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담석이 생기는 원인이 뭔가요?

"쓸개는 간에서 나온 담즙을 보관하고 농축시키는 기능을 해요. 담즙 자체가 콜레스테롤입니다. 농도가 높아지다가 인지질이나 칼슘과 결합하여 딱딱해지면 담석이 되죠. 노랗게 보이는 것은 콜레스테롤로 이루어진 것이고 특수한 성분과 함께 농축되면서 색을 띤 담석이 되기도 해요."

-요로에 생기는 결석은 담석과 다른 것인가요?

"요로결석은 소변이 내려가는 길에 생기는 돌입니다. 담석과는 완전 다릅니다. 다만 요로결석도 심한 복통이 생겨서 종종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요로결석이 있는 분들에게 담석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몸에서 농축시켜서 돌을 만드는 체질인 사람이 있어요. 가족력도 꽤 있고요."

-다이어트도 담석이 생기는 원인이라면서요, 왜 그런 거죠?

"다이어트를 하면 금식 시간이 길어지는 거잖아요. 그러면 쓸개가 담즙을 농축시키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두세 시간마다 담즙이 나와야 하는데, 안 먹는 동안 계속 농도가 짙어지고 이게 반복하면서 돌로 변하게 되죠."

-참, 담낭, 즉 쓸개의 역할이 뭔가요?

"과거에는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사냥하던 시절에 사냥하느라 한동안 못 먹다 음식을 먹으면 진하게 된 담즙이 한꺼번에 분비돼 소화를 돕는 기능을 했어요. 그런데 현대인들은 수시로 너무 잘 먹죠. 담즙이 맑아요. 농축의 의미가 크게 떨어진 거예요. 담즙이 쓸개에 잠깐 거쳤다 바로 나가버리죠."

-담낭염 담석증도 유전이 되나요?

"유전이라기보다 가족력이라고 봐야겠네요. 비슷한 식생활 패턴과 농축시키는 능력, 돌이 뭉쳐지는 정도에 따라서 다릅니다. 어찌 보면 이 신진대사에 결함이 생겨 돌이 생기는 거잖아요."

-여성에게 담석이 더 잘 생긴다던데 맞나요?

"여성이라서 더 잘 생긴다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술하다 보면 여성이 많은 건 맞아요. 식습관 자체가 불규칙적이고 잘 안 드시는 여성이 많고, 두 번째는 여성이 오래 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례가 있지, 여성이라서 더 잘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담석이 잘 생기는 사람이 따로 있나요?

"체중 변동이 심한 사람이 그렇죠.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이 잘 생길 수 있고 당뇨가 있는 사람도 잘 생길 수 있죠."

-담낭 안에 담석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요? 어떤 사람이 그런지 궁금합니다.

"자주 안 먹고 해도 안 생기는 사람, 많습니다. 메커니즘적으로 농축시킬 때 칼슘이랑 인지질이 어떻게 반응해서 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담석이 없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담석증이 있는 사람은 어떤 증상을 보입니까?

"처음엔 소화불량으로 시작하죠. 명치가 답답하고 트림이 잦고, 그리고 배 오른쪽 위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그다음엔 답답하고 통증이 있고 그러다가 어깨도 뭉쳐 있고 아픕니다. 방사통으로 오른쪽 등 뒤가 아픈 경우도 많습니다."

▲ 담석이나 담낭 관련 질환은 복부초음파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염증을 동반한 담석이 발견되면 복강경 수술을 통해 담낭을 제거한다.
▲ 담석이나 담낭 관련 질환은 복부초음파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염증을 동반한 담석이 발견되면 복강경 수술을 통해 담낭을 제거한다.

-어느 정도 증상이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 하고 또 담석의 상태가 어느 정도면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담석 크기(3㎝)로 수술 기준을 잡는 의사도 있습니다. 전 그렇지 않고 담석이 있고 증상이 있을 때 수술을 권합니다. 담석이 있어도 평생을 못 느끼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담석의 크기보다는 담석으로 인한 담낭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담석이 작더라도 담낭의 입구를 막아서 담낭염이 발생한다면 수술을 권유합니다. 담석이 너무 작으면 총담관으로 내려가서 담관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도 수술을 권유합니다."

-담낭이 없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까?

"환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질문을 받는 내용이 그겁니다. 담즙은 간에서 전부 만들고 담낭은 담즙을 보관하고 농축하는 기능만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너무 잘 먹어요. 그래서 담즙이 담낭에 머물러있을 시간이 없는 거죠. 그래서 현대인에게 담낭의 기능 자체가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서울에서 부산 가는 데 바로 가냐, 대전을 경유해서 가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간혹 담낭 제거 후 설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담낭 절제 후 담즙이 순환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회장말단에서 이 담즙이 재흡수되는데 속도가 빨라져서 전부 재흡수되지 못하여 설사가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체 능력이 회복되면 재흡수량이 늘어나 이런 증상 역시 호전됩니다."

-지금 의학기술로 담석을 파쇄해서 담낭도 지키고 치료도 하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예전에는 그런 식으로 수술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돌을 깨면, 크기가 작아지겠죠.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꺼낼 수는 없어요. 근육이 뭉쳐 있는 바터팽대부(십이지장유두·ampulla of Vater)라고 하는 밸브가 있어요. 담석이 쓸개에서 빠져나와 이 밸브에 와서 막혀버리면 더 큰 일이 나죠. 담석이 총담관으로 빠지면 수술이나 내시경으로 결석을 제거해야 합니다. 예전에 이걸 깨서 했더니 환자에게 황달이 와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이게 입구를 막아버리니까, 그렇다고 깨진 돌이 어디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래쪽을 이렇게 막아버리면 췌장염도 올 수 있고 황달이 오죠. 나가려고 해도 당최 못 나가니까. 그래서 요로결석과는 달리 담석을 파쇄하지 않습니다."

-담석을 방치하면 담낭암이 될 수도 있다던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돌이 있어서 수술하다 보면 암이 발견될 수는 있습니다. 담석이 있다고 해서 암이 된다는 것은 맞지 않고 오랫동안 담낭 벽에 염증을 일으켜서 두꺼워지고 계속된 염증 반응이 암으로 발전할 수는 있을 겁니다."

-담관으로 나왔던 담석이 다시 담낭으로 돌아가는 수도 있나요?

"일방통행이라 돌아가는 수는 없습니다."

-담낭을 떼어내는 수술은 어떤 경우에 시행합니까?

"담석으로 인해 염증이 생겨 통증이 있는 경우나 소화불량이 지속하고 검사해서 쓸개에 이상이 발견되면 수술하죠. 담석이 작아도 총담관으로 잘 흘러가 간 수치를 높이고 황달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도 수술적응증이 됩니다."

-담석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금하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죠? 또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는지도 알려주세요.

"건강식단을 유지하라고 권유합니다. 소식을 권하고 싶어요.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도움 되죠. 앞서 얘기한 것처럼 담낭에서 콜레스테롤을 농축시키는 시간을 주지 않는 거죠. 스트레스만 가지고 원인이 된다 하긴 어렵고 그게 과식과 폭식으로 이어지면 원인이 되겠죠. 고지방식을 피할 수는 없는데 그럴 때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게 좋겠죠. 그리고 증상이 발생했는데도 참으면서 시간 보내지 말고 바로 병원 가는 게 좋습니다. 너무 늦게 오면 환자도 힘들고 의사도 힘들죠."

-아, 수술하게 되면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총 3박 4일 잡으시면 돼요. 하루 전날 입원해서 금식하고 다음 날 아침 수술하는데, 마취까지 포함해서 40~50분 걸리고요, 3개월이면 완전히 회복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