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주자에도 세대교체 바람
박용진·최재형·김동연 주목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요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양강구도가 갈수록 공고해지는 가운데,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양강을 깰 만한 새 주자로 부상하거나 거론돼 주목되고 있다.

아직은 '한때 3강'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지지율이지만, 30대 이준석을 국민의힘 대표로 끌어올린 세대교체 바람이나 기존 주자들의 실기, 점점 더 혹독해질 검증 과정 등에 따라 이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 양강체제가 확연해진 시점은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지난 3월 4일 직후였다.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정례 조사에서 두 주자는, 지난 3월 둘째 주(이 24%·윤 24%)에 처음 동률을 이루더니 4월(이 23%·윤 23%)-5월(이 25%·윤 22%)-6월(이 24%·윤 21%) 연속 팽팽한 경쟁을 이어갔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정례 조사 또한 다르지 않아서, 격차가 꽤 있긴 하나 3월(이 21.4%·윤 34.4%)부터 4월(이 23.8%·윤 32.0%)-5월(이 25.3%·윤 30.5%)-6월(이 23.1%·윤 35.1%)까지 갤럽과 비슷한 양강 흐름이다.

범여권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범야권에서는 홍준표(무소속) 의원과 유승민(국민의힘) 전 의원 정도가 이들과 대적할 인사로 그간 언급돼 왔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1970년생인 박용진 의원이 '이준석 바람'을 타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세균 전 총리를 꺾고 이재명 지사-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범여권 후보 적합도 3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정부·여당의 거센 견제와 공격에도 꿋꿋하게 소신을 지켰던 최재형 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껏 고무된 박 의원은 14일 한 강연에서 "국민들께서 할 말 하는 정치, 용기 있는 정치의 박용진, 대한민국 미래를 바꿔나가기 위한 박용진을 알아봐주시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우리 당 1위인 이재명 지사와 젊은 국회의원 박용진이 파죽지세로 양강구도를 형성하겠다"고 했다.

최 원장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국민의힘 측에서 대선후보 경선 흥행과 윤석열 전 총장 입당 압박용으로 언급하는 측면이 다분하다. 이준석 대표는 11일 당선 직후 한 인터뷰에서 "매우 훌륭한 분이라는 전언은 2년 전부터 듣고 있었다. 대권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인물이라는 제 개인적 판단"이라고 이례적으로 '최재형 띄우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을 향해선 "'윤석열 대세론'이 있지만 그의 공정 어젠다가 끝까지 갈지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 말고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린 것과 대조적이다.

박 의원과 최 원장, 그리고 야권이 주시하는 또 다른 주자인 김동연 전 부총리의 존재감을 무시 못하는 건 대선주자로서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비호감도 조사에서 이들의 수치가 양호한 까닭도 있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5~27일 진행한 정치 리더 비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41.5%)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가운데 김 전 부총리(2위·44.7%)와 최 원장(3위·44.8%)이 윤석열 전 총장(4위·49.5%)보다 낮은 비호감도를 기록해 이목을 끌었다.

그만큼 반감을 가진 국민, 적대시하는 국민이 적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대선주자로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박용진 의원(7위) 역시 55.8%로 이낙연 전 대표(8위·56.3%)와 정세균 전 총리(9위·57.2%) 등을 꺾고 민주당 주자 중 두 번째로 비호감도가 낮았다.

반면 비호감도가 가장 높은 인사는 홍준표 의원(16위·70.9%)이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15위·69.0%)·유승민 의원(13위·61.0%)·안철수 국민의당 대표(12위·60.8%)가 하위권을 형성했다. 본인들 열의는 대단하나, 이들의 대선 전망이 왜 암울한지, 양강을 깨기엔 왜 역부족인지,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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