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전국 최초 기숙형 공립 대안고등학교로 문을 연 창원 태봉고가 개교 11주년 맞아 대안 교육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태봉고는 지난 10일 체육관에서 태봉고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는 담쟁이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발간한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2 선생님들의 수다> 책을 쓴 태봉고에서 근무했거나 지금도 근무하고 있는 교사 6명이 참여하는 북콘서트도 토론회에 포함됐다. 

북콘서트에서 오도화 교사는 "교사들끼리 독서모임을 해왔다. 작년 2020년이 태봉고 10주년이었는데, 학교 10년 기록을 정리하면 좋겠다고 해서 원래 처음에는 기록모음집으로 하려다가 살아온 이야기로 정리하게 됐다"고 책 발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오 교사는 "교사들이 태봉고에서 생활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깨달은 부분, 이동학습, 주를 여는 시간 등 교육과정 등이 어떻게 다른지 등을 주제별로 담았다"고 했다.

함께 책을 쓴 하태종 교사는 "학교에 왔을 때 학생들이 '10년 안에 망한다', '태봉 폭파시키자'는 등의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 학교를 지켜달라고 이야기 한다. 계속 같이 고민하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학교여서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이효정 졸업생은 "태봉고 졸업한 지 6년 정도 됐다. 오늘 금속노조 조끼를 입고, 제 평소 모습으로 왔다. 태봉고 다니면서 제 주관을 발전시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며 "태봉고가 공립이어서 대안 교육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공립이 아니었다면, 제 여건에서는 특별한 대안 교육을 받는 게 힘들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난 11일 창원 태봉고 체육관에서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2 선생님들의 수다> 책을 쓴 태봉고에서 근무했거나 지금도 근무하고 있는 교사 6명과 졸업생(맨 왼쪽)이 북콘서트에서 태봉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 지난 11일 창원 태봉고 체육관에서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2 선생님들의 수다> 책을 쓴 태봉고에서 근무했거나 지금도 근무하고 있는 교사 6명과 졸업생(맨 왼쪽)이 북콘서트에서 태봉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이날 참석자들은 '대안 교육'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토론을 벌였다.

책 공동집필자 중 한 명인 백명기 남해보물섬고 교장은 "각자가 각자만의 삶의 대안이 있다. 대안학교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각자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고 답을 찾게 만들어주고, 각자가 각자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학교"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대안학교라고 하지만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는다. 대안학교는 일반 입시가 아닌 대안교육을 택해서 학생들이 오는데, 그런 학교에서 대학을 가는 학생이 많다. 물론, 진로를 위해 못 갈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태봉'하면 떠오르는 단어로 참석자들은 '공동체', '소란(홍보 동아리)', '대안', '대안 교육', '변화', '자유', '존중' 등을 꼽았다. 이날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응답하는 내용을 반영해서 발표했다.

'앞으로 태봉이 지켜나가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로는 '공동체', '존중', '배려', '사랑', '자유', '함께', '열정'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날 김주원 교장은 "많은 사람들은 대안학교를 공교육의 제도권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보완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제도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우리 학교가 우리 교육의 미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대안교육 특성화학교인 합천평화고는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본 코로나 시대의 대안교육'을 주제로 교육 대담을 진행했다. 합천평화고 책마루 도서관에서 열린 이번 교육 대담에는 이종래 경남도민일보 논설위원의 사회로 조우영 경상대학교 일반사회교육학과 교수, 정일관 합천평화고 교장, 이미경 합천평화고 교감이 참가했다.

이날 정일관 교장은 대안학교가 혹독한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있기는 하나 대안교육이 단순히 일반학교 교육을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교육에 대한 인식 전환의 실마리가 되고, 미래교육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중요한 한 축으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교감은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에서 대안학교는 또다시 처음 대안교육을 열었던 때처럼 모색해 나가겠지만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더욱 얻어 보편적 대안교육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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