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안영숙 박사 논문
차별 이긴 삶·작품 조명 눈길
"이 화백 정신 활용 동기부여"

그동안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주 출신 한국 추상화가 1세대인 이성자 화백의 생애와 작품 활용 방안을 다룬 학술논문이 처음으로 경상국립대학교에서 나왔다.

경상국립대 인문도시사업 외래교수인 안영숙(사진) 박사는 '결혼이주여성의 동기부여와 콘텐츠 개발 필요성 제언: 화가 이성자 작품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글로벌문화콘텐츠〉(제47호, 2021년 5월)에 발표했다.

▲ 안영숙 박사.

안영숙 박사는 그동안 경남의 문화사를 인문사, 예술사, 생활사로 분류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하기 위해 각각의 영역에 맞게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경남지역 예술사의 한 영역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경남지역 출신 화가들의 인문학적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특히 이성자의 생애를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 중 일부인 '초월'과 '일무(一無)'를 철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노력하면서 레비나스의 타자철학과 파르메니데스의 '일자(一者)'와의 연관성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인간 본연의 자세를 그의 작품에서 찾고자 하였다.

그 결과 주로 정책적인 문제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기존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논의가 보다 근원적인 것에서 출발할 것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이성자를 모델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이성자가 프랑스에 정착할 때까지 불합리한 차별과 개인적인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은 현재 한국사회에 정착해야 할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이성자를 결혼이주여성들이 당당한 한국 국민으로 삶을 영위하는 데 롤모델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본 이유다.

이성자를 '결혼이주여성들의 제2의 행복한 삶 추구 롤모델'로 선택한 이유는 첫째, 한국인들에게 직접적인 차별을 겪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 둘째, 여성이라는 공통분모와 모국을 떠났다는 공통점, 셋째, 모국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가운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점 등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성자의 생애와 작품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 이성자 화백의 '대척지로 가는 길'.  /경남도민일보 DB
▲ 이성자 화백의 '대척지로 가는 길'. /경남도민일보 DB
▲ 이성자 화백의 '우주'.  /경남도민일보 DB
▲ 이성자 화백의 '우주'. /경남도민일보 DB

이성자가 30대 이후에 고국을 떠났다는 점, 프랑스어를 구사할 줄 몰랐다는 점,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붓을 잡고 그림을 배워 화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는 점 등이 결혼이주여성들이 겪는 총체적인 어려움을 이해하고 꿈을 실현하는 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언어적 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내외적 갈등을 극복하고 자신의 길을 찾았다는 점에서 화가 이성자는 결혼이주여성들의 롤모델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보았다.

안 박사는 결혼이주여성들도 결혼비이주여성들과 동등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박사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동기부여를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문화예술 향유를 제시하고 이성자의 생애와 작품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그들이 누려온 것들을 억압하면서 다른 문화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통해 이것을 예방하자는 주장이다.

안 박사는 "결혼이주여성들도 사회적 공공재를 자유롭게 누릴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방법으로 예술체험을 통한 동기부여 역시 이것들을 고려하는 가운데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혼이주여성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비고츠키의 '사회 안에서의 정신'과 관련된 논의들을 토대로 삼고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이성자의 삶과 활동을 콘텐츠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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