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드라마 등 TV 프로그램의 PPL(간접광고)은 이제 그야말로 적극적인 수준이다. 얼마 전 봤던 한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이 갑자기 힘들 때면 협찬사 초콜릿 사탕을 먹는 모습으로 나온다.

라디오 방송을 들을 때면 DJ들이 협찬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열거하는 모습이 이제 익숙하다.

최근에는 잘 짜인 광고 방송 프로그램을 하나 봤다. 지난 주말 이른 아침에 우연히 TV 건강프로그램을 봤다. 한 연예인이 나와서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했다.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건강 진단을 받는 모습이 나오고, 이어서 최근 복용한 '식품' 이야기로 전환했다. 그 식품을 먹고 나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자, 스튜디오에 출연한 의사가 실제로 그 '식품'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전문적인 지식을 동원해서 설명했다.

혹시나 싶어 채널을 돌렸더니, 역시나 그랬다. 홈쇼핑 채널 2곳에서 그 식품을 파는 방송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또 다른 방송사의 건강 프로에서도 똑같은 식품 종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출연한 의사가 같았다. 동일한 의사가 같은 종류의 식품이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방송을 2개 방송사가 동 시간대에 편성한 것이다.

또 다른 채널은 또 다른 내용의 건강 우려를 하고 있었고, 관련한 제품을 바로 이웃한 홈쇼핑 채널에서 팔고 있었다.

연예인, 의사를 앞세운 건강 프로그램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건강 정보라는 이름으로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셈이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지상파3사, 종편4사에서 '제품, 성분의 효능·효과를 다룬 협찬 고지 내역'이 125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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