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웃는 게 예쁘다

말하는 게 예쁘다

손이 예쁘다

 

웃을 때 휘어지는 눈을 마주할 때마다

낮은 목소리를 마주할 때마다

예쁜 손을 마주할 때마다

유성이 쿵 떨어진다

유성은 중력에 이끌려 행성에 들어오는 먼지

유성이 쿵 떨어진다

우리는 바보처럼 웃었다

 

'나 자퇴해'

'그래 잘 지내'

'잘 가'

'잘 가'

 

순간 우린 중력이 가장 센 행성에 서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위성이었다

 

예뻤다.

 

피고있는 꽃처럼 수줍게 웃는 것도

수채화처럼 퍼지는 목소리도

당연하듯 따뜻했던 손도

예뻤다.

 

웃을 때 빛내는 갈색 눈동자를 마주할 때마다

옆에 앉아 들려주는 예쁜 말들을 마주할 때마다

따뜻한 손과 내 차가운 손이 마주할 때마다

유성이 쿵 떨어졌다.

유성은 수초 동안 빛을 발하는 먼지.

우리는 바보처럼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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