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바위가 되겠다던 내 마음은

돌덩이였던 과거에 머물러 있었지만

잔잔한 계곡물에 깎이고 깎여

어느새 초라한 조약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왜 그렇게 작아졌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없다.

대체 왜 남들은 다 이겨내는 옅은 물살에 저 혼자 아파하는지

스스로 이유를 물을 때마다 나는 더 깎여나간다.

나는 돌덩이였을 때부터 무르기 짝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큰 바위가 되겠다던 내 마음은

조약돌이 되어버린 나를 보고

그래, 자갈이 되지 않은 게 어디야

중얼거렸을지도 모른다.

 

숨 한 번 들이킬 수 없는 물속도 꽤 괜찮을 거라며

지칠 일도 없으면서 지쳐버린 나를

굴러떨어질 일도 없으면서 박살난 나를

그렇게 물속에서 계속 깎여가도록

끝내 자갈이 되도록

내버려 두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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