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접목 '뉴어울링'
QR 코드 이용해 빌리고 반납도
대여소 설치비도 저렴하게 개선
차로 중앙 전용도로는 불편 커

창원은 경남에서 어느 지역보다 자동차가 많은 도시다. 지난해 기준 59만 9336대(2020년 경남 전체는 178만 7867대(KOSIS 국가통계포털))가 있다. 창원이 자동차 중독도시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누구나 대중교통·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꼽는다. 세종특별자치시는 2018년부터 공공자전거 어울링 이용이 크게 늘었다. 비결은 뭘까. 지난 3일 세종시를 다녀왔다.

◇QR코드 대여·반납 가능한 뉴어울링의 힘 = 지난 2008년 10월 도입된 창원시 공공자전거 누비자는 근래 몇년 동안 갈수록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다. 창원시 자료를 보면 연간 누비자 이용건수는 2018년 480만 5956건(일 1만 3167건)에서 2019년 491만 7323건(1만 3472건), 2020년에는 427만 673건(1만 1700건)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세종시 어울링은 2018년 21만 3205건(일 584건), 2019년 58만 2408건(1597건), 2020년 122만 3363건(3351건)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근거리 편리한 이동 등은 같은 조건임에도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 최병조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이 지난 3일 세종시청 앞에 있는 어울링 대여소에서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어울링을 대여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 최병조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이 지난 3일 세종시청 앞에 있는 어울링 대여소에서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어울링을 대여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최병조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어울링 이용이 크게 는 것은 뉴어울링 도입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는 지난 2018년 8월 13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스마트 공영자전거 '뉴어울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인대여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서만 대여와 반납이 가능했던 시스템을 간단하게 휴대전화기 앱으로 자전거에 부착된 QR 코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불편신고도 앱을 열고 간단하게 체크만 하면 된다. 이용 절차를 간소화한 게 이용자 급상승 결정적 배경이었던 셈이다. GPS와 블루투스(bluetooth·근거리 무선 기술 표준)만 되면 어디든 대여소를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어 어울링 접근성도 더 높아졌다. 누비자 터미널 설치비용은 보관대 20대 기준 터미널 1곳당 약 5000만 원이 소요되지만, 뉴어울링 대여소는 거치대 구조물 시설비만 있으면 된다. 5대 기준 50만 원에서 70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세종시는 기존 키오스크 대여소 72곳, 옛 어울링 735대를 비롯해 뉴어울링(QR코드) 대여소 554곳, 뉴어울링 2490대를 도입했는데, 뉴어울링 대여소와 QR코드로 대여와 반납이 가능한 어울링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창원시는 2022년께 터미널이 필요 없는 공유형 누비자 도입을 위한 시스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전거도로 시민점검단 운영 = '세종시 안전한 자전거도로 시민점검단'이 꾸려져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점검단은 행정중심복합도시 1∼6생활권에 거주하는 17세 이상의 세종시민 22명으로 구성됐다. 점검단 구성원은 오는 9월 18일까지 월 1회 자전거도로 이용자의 관점에서 동네별 자전거 도로 상태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한다.

점검단에 참여하는 최병조 처장은 "자전거 대여소가 자전거도로를 절반가량 물고 있거나, 시내버스정류장이 자전거도로를 반 이상 차지하는 곳은 물론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곳까지 불편사항은 거의 다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개선방안 90여 건이 들어왔다.

▲ 최병조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이 지난 3일 세종시~대전시 자전거도로 태양광발전소 입구에서 해당 도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창원시
▲ 최병조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이 지난 3일 세종시~대전시 자전거도로 태양광발전소 입구에서 해당 도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창원시

◇타산지석 '자전거도로 태양광발전소' = 전문가들은 창원이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도로의 1개 차로를 자전거 전용 도로로 지정하고, 자동차가 자전거를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최병조 처장은 창원이 '자전거도로 태양광발전소' 같은 건 짓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조언했다. 자전거도로 태양광발전소는 세종시~대전시 8차로 도로 중앙 3.9m 폭 자전거전용도로다. 2011년 8월 공사를 시작해 2012년 6월 준공됐다. 8.8㎞ 구간 가운데 4.6㎞에 걸쳐 지붕을 설치하고 7500여 개의 태양광 패널을 깔았다.

최 처장은 "처음 보기에는 신기하고 좋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전거 타는 처지에서 양옆으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버스가 지나가는데, 엄청난 소음과 먼지가 발생한다. 해마다 세종시 자전거도로 보수비 6000만 원 가운데 4000만 원이 여기에 들어간다"며 "당시 전문가 대부분이 말렸는데, 결국 설치되고 말았다. 자전거전용도로는 도로 바깥쪽에 설치하는 게 좋다는 교훈을 엄청난 비용을 들여 보여주는 거 외에는 별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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