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부족에 3∼4개월 소요
신차 가격 오르는데 수요 늘어
1∼2년 중고차 값도 크게 상승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자동차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소상공인의 발인 생계형 트럭 등의 출고일이 늦어지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화물차에 특수장비를 설치해 판매하는 업체 '천하특장'은 최근 오른 화물차 가격과 연장된 출고일에 영업에 차질이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전엔 한 달이면 충분했던 특장차 출고일이 길어진 데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기존 계약금에 웃돈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영창 대표는 "화물차 신차 가격이 전년 대비 10%는 오른 데다 출고마저 3∼4개월가량 소요된다"며 "특수장비는 이미 다 만들었는데 화물차 출고가 늦어지니 계약을 맺을 때도 인도일을 정확히 알려줄 수 없어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수급 불안정, 수요 증가 등으로 출고일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1분기 내수 시장에서 판매한 상용차는 총 5만 687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 2127대)보다 9.1% 늘었다. 포터, 봉고 등 소형 상용차의 1분기 판매가 지난해 동기 대비 8.4% 증가했고, 버스와 트럭 등 중대형 상용차는 13.4% 증가했다.

완성차 기업은 원자재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7일 계기판 등에 쓰이는 차량용 반도체 재고 부족으로 울산4공장 포터 생산을 휴업한 바 있다.

승용차 인기 차종의 출고일도 석 달 이상 지연되는 상황인 만큼 화물차도 비슷한 영향으로 출고까지 적어도 3∼4개월이 걸린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남지역 현대상용차 판매지점 관계자는 "차 출고 기간이 일반 주문차는 두세 달이었는데 최근 반도체 수급 문제, 코로나19로 한 달 이상 더 연기되고 있다"며 "가격 상승은 일부 있으나 연식변경, 과거 옵션이 이제 기본 장착되면서 오른 것이지 원자재 가격 상승과는 크게 연관 없다"고 말했다.

화물차 신차 대기자가 늘어나면서 중고 화물차 가격도 소폭 올랐다. 도내 화물차 매매 상사 관계자는 "원자재 수급난 이후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1~2년 된 중고 화물차 가격이 평균 200만 원가량 올랐다"며 "주로 코로나19 이후 단기간 내 급하게 차가 필요한 생계형 푸드트럭, 이삿짐 차량 문의가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화물차는 영업용이 대다수여서 공급이 늦어지면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업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최영창 대표는 "지금도 인도일이 늦어지고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올라 각종 사업에 차질이 생길 위기"라며 "공급난이 장기화하면 업계 전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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