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하 작가 추상 회화작
30일까지 마산현대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관장을 지낸 김인하(67) 작가는 '간극(間隙)'을 화면 안에 담는다. 시간과 사물, 공간 사이에 벌어진 틈을 추상 회화 이미지들로 풀어놓는 작업을 수십 년째 펼치고 있다.

화가의 길에 들어선 뒤부터 캔버스나 종이 위에 알록달록한 화면을 구성하는 공정을 거듭해왔다. 자신의 예술 세계를 마음먹은 대로 풀어내기 위해서라면 석고와 아크릴, 유화, 한지 작업, 콜라주, 판화 등 여러 매체를 가리지 않고 꺼내 썼다. 그래서 그의 수장고엔 수십 수백 번 아크릴과 유화를 덧칠해놓은 그림도 있고, 하얗게 텅 비어있는 화면을 보면서 특정 시기에 느낀 감정을 가득 풀어놓은 회화도 있다.

▲ 간극(2014). /마산현대미술관
▲ 간극(2014). /마산현대미술관
▲ 간극(2016). /마산현대미술관
▲ 간극(2016). /마산현대미술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양촌리 마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인하 작가의 개인전에선 1990년대부터 2020년까지 이어지는 김 작가의 작품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시작은 50여 점. 간극을 주제로 각기 다른 시기에 제작된 수십 년간의 결과물이 전시장 벽면에 걸려있다. 여러 실험 가운데서도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그려낸 그림 위주로 채워졌다. 100~500호 대작들이 미술관 안에 가득 걸렸다.

캔버스 특유의 표면 질감과 전시장 조명이 어우러져 색다른 평면 회화의 세계가 곳곳에서 피어난다. 작품 외관만 보면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알긴 어렵지만, 작가는 간극을 한껏 표현해낸 작업을 풀어놓고선 관람객과 대화를 시도한다.

작가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움과 조화가 그림에서 느껴진다. 작품 면면에서 노작가의 꼿꼿한 작업 의지도 묻어난다.

마산현대미술관 김영미 아트디렉터는 "이번 전시엔 김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근래 작품까지 같이 나와 있다"며 "미술관에 오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일까지. 입장료 3000원. 월요일 휴관. 문의 마산현대미술관(055-271-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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