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의 한 농장이 들개떼 습격을 연거푸 받아 1000여 마리 닭이 폐사했는데 대책이나 보상에 대해 말 붙일 곳조차 없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들개들이 한번 먹이를 사냥하는 맛을 들였으니 언제 다시 들이닥칠지 모르건만 70대 노부부로서는 손쓸 수 있는 방도가 없어 망연자실한 실정이다.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경찰에 신고해도 습격을 한 들개떼 사진을 찍어 가져오라 했다니 성의 있는 답변은 아니지 싶다. 사실 동물보호센터나 119구조대가 나선다 해도 거의 들짐승이 되어버린 들개들의 출몰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점점 늘어나는 유기동물의 습격과 피해를 방치하고 있기에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니 뾰족한 방도를 찾아야만 한다.

작년 인구주택총조사부터 반려동물 통계를 포함했는데 전국 638만 가구에서 860만 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4가구당 1가구는 1마리 이상 키우고 있다는 수치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주위에서 가족 구성원이나 다름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새삼스럽지 않게 마주쳐왔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반려동물 양육을 포기하거나 파양하고 싶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0% 가깝게 나타나고 있고, 읍면 지역에서는 3분의 1을 넘고 있다는 점이다.

한 해 구조되는 유기동물 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수많은 반려동물이 거리나 산과 들에 버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려견이 유기견이 되고, 야생에서 들짐승이 되어버려 사람과 가축, 동네를 약탈하는 일은 더 이상 어쩌다 벌어지는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지자체에 유기동물들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전담 조직부터 확충할 필요가 있다. 경찰이나 구조대, 중앙정부 조직 등이 동네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습격사건을 예방하거나 대응하기에는 부족하기 짝이 없다. 보험에도 해당 안 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 몫이 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조례 제정이나 제도 정비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책임감부터 갖추는 계몽이 더 중요할 것이다. 내 가족을 야생의 허허벌판에 버리는 짓 자체가 야만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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