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 교원 인식조사
고학년일수록 학습격차 심화
'개별 지도 어려움'원인 지적
도교육청 결손 해소 대책 추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려가 컸던 교육 현장에서 학력 저하가 사실로 드러났다.

◇학력저하·양극화 심화 = 경남도교육청이 도내 초·중·고 교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에서 '기초학력 부진 학생 수가 늘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학교급별로 초등학교 교원 46.3%, 중학교 교원 48.4%, 고등학교 교원 53.6%가 각각 '증가한 것 같다'고 답해 고학년 교원일수록 학력 격차를 실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원들은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증가한 가장 큰 원인으로 '수업환경 변화로 개별 지도·관리 어려움'을 꼽았다.

또한 교원 10명 중 7명은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느꼈으며,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학생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후 '중등 교과별 성취도 분포'를 보면 학년 전반에 걸쳐 상위권과 중위권이 감소하고, 하위권이 증가하는 '학력 저하' 경향을 뚜렷하게 보였다.

2019년과 2020년 1학기 중학교 2학년(256개교) 국어, 수학, 영어 점수를 3단계로 평가한 성취도 분포를 보면 상·하위권 비율이 증가하고, 중위권 비율이 감소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2020년 2학기 성취도별 학생 비율에서는 상·중위권 비율이 감소하고, 하위권 비율이 증가하는 학력 저하 현상이 확인됐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147개교)은 같은 기간 중학교 2학년과 동일한 양상을 보이면서도 그 변화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력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 데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 난도가 높아지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교과 성취도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까닭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실태조사 결과에서 1학기 때 상위권 학생 비율이 증가한 것은 이들이 집중력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면에서 뛰어나 원격수업에 빠르게 적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하위권 학생들은 대면수업을 통한 개별 피드백이 중요한 학습 요인인데, 원격수업으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9년과 2021년 초등학교 3학년(509개교)을 대상으로 한 읽기, 쓰기, 셈하기 현황을 보면 우려와는 다르게 미달 학생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는 2019년 3.4%(1088명)에서 2021년 2.5%(821명), 쓰기는 3.2%(1020명)에서 2.2%(736명), 셈하기는 3.4%(1104명)에서 2.8%(928명)로 미달 학생 비율이 줄었다. 도교육청은 이를 기초학력 교재 개발·보급, 한셈집중학년제 운영, 대면수업 확대 등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맞춤형 학습체계 구축 = 경남도교육청은 17일 '코로나19에 따른 기초학력 및 학습격차 실태조사 설명회'를 열고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초학력 저하와 교육격차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공통적인 과제"라면서도 "전국 평균보다는 낮지만 이러한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단기적 대응과 장기적 대책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도교육청은 코로나19 이후 이러한 학력 저하에 대응하고자 학습결손 예방, 학습격차 해소,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을 위한 학생 맞춤형 학습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한 교실에서 교사 2명이 수업하는 '협력 교사제'를 확대하고, 복합적 문제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는 '다중지원팀'을 통해 심리·정서적 부분까지 다각도로 지원한다. 또 온오프라인 연계 수업 교원 역량을 높이고자 연수를 강화하고, 다문화 학생 등 교육 취약계층 학생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 원격수업을 위해 사용하는 '아이톡톡'으로 축적한 학생들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교사가 각 학생에게 최적화된 수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 개인맞춤형 학습 체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 교육감은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손실을 누가 먼저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지원 강화를 통한 학습결손 예방, 안정적인 원격수업·교육 취약계층 지원을 통한 학습격차 해소, 빅데이터·AI 활용 맞춤형 교육을 통한 학생 맞춤형 학습체제 구축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기초학력 부진과 학습격차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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