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가전제품 사용 어려움·아파트 경비원 괴롭힘 문제 등 작지만 중요 사안 논의 끌어내
경제자료 이면 분석기사 필요…지면 속 이미지 성·가족 정형화, 고정관념 강화 않도록 주의

경남도민일보 제20기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서혜정)가 4월 지면에 대한 평가를 지난 11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됨에 따라 서면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열렸다.

◇안기학 위원 = '도교육청 하동 서당 대책, 학교 응급심리지원팀 운영(우귀화 기자).' 도교육청에서 학교폭력사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하동 소재 서당 전수조사 및 주기적인 학교 폭력 모니터링으로 재발 방지 약속과 서당에 대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모든 아이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 불행한 사고를 교훈 삼아 경남교육청의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도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 경비원 괴롭힘 방지 세분화(이창언 기자).' 아파트 경비원들 근무환경은 쉬는 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아파트 입주민들도 경비원을 가족이라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아름다운 관리규약 준칙이 자리 잡을 것이다. 입주민들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사도 필요하다. 이런 좋은 기사를 아파트 입주민 및 입대위가 볼 수 있도록 해서 한 번쯤 우리 모두 생각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본다.

◇이우기 위원 = '제주4·3 원흉 박진경 동상 남해에 버젓이(허귀용 기자 등).' 4·3항쟁 강경진압을 주도한 인물을 아직도 우리가 기리고 있다는 것은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그의 동상과 위패를 무조건 없애라고 주장하기도 어렵다. 구자환 감독 말대로 그의 행적을 후손들이 알아보도록 안내판을 새로 세워야 할 것이다. 2017년에도 이 문제가 거론됐었는데 결론을 내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쉽다. 지역사회 공론화가 가능할지, 단죄비를 설치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본다. 경남도민일보도 눈길을 거두지 말기를 바란다.

'동요 부르는 아이(정현수 기자).' 어린이는 동요를 잘 불러서 실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성인 가요는 성인이 되어서 불러도 늦지 않다. 사랑이 무엇인지 이별이 무엇인지 알고서 불러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들은 그 나이에 걸맞은 정서와 환경과 문화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 어른들이 그것을 빼앗고 있다. 자본의 논리 때문이다.

◇장진석 위원 = '창원 수출 3년 만에 40억 달러대 재도약(주찬우 기자).' 경남의 수출물량 증가에 대한 기사인데, 사진은 부산 강서의 신항 화물 사진이라 약간 어색하다. 물류량이 많다는 의미를 담은 듯한데, 경남의 산업현장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한 전국 대비 경남의 수출이 약세라 아쉽다.

'대학 살려야 지역 산다, 국공립대 등록금 면제 제안(이창언 기자).' 등록금이나 금전적 지원방안만이 지역대학을 살리는 것은 아니다. 지역 대학 졸업생들이 지역에서 다양한 사회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전히 몇몇 유명 대학 졸업생들이 대접을 받는다면, 대학 입학 시의 등록금 지원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역에서 지역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더 지역을 살리는 사람이다. 이들이 꿈을 펼칠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서재훈 위원 = '제2, 제3의 이소연(한국인 최초 우주인) 꿈 사천서 키운다(이영호 기자).' 한국인 최초 우주인 프로젝트는 역사적으로 큰 사건이지만, 결론적으로 많은 논란과 한계로 좋지 않게 마무리된 사업이다. 이소연 씨 스스로도 정부의 장기적 후속 계획이 없어서 해당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에서 추진하는 훌륭한 교육 기부 사업인데, 이러한 교육 기부의 목표를 성공하지 못했던 사업에 비유하는 기사 제목은 다소 아쉽다.

'비장애인 똑똑한 런드리 할 때 장애인은 넌더리(안지산 기자).' 제목부터도 인상적이고, 인간 삶의 기본인 의식주와 관련한 가전제품에 조명했다는 점에서 방향성이 매우 좋다. 우리 모두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 가전제품의 탄생에만 집중하지, 이들 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기자가 직접 현장에서 눈을 감으며 터치식 가전제품을 만져보면서 어려움을 확인하고, 업계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개선방향을 논의하는 등 매우 유익한 기사였다.

◇서혜정 위원 = '배려 없는 방역조치 장벽 더 키워(이창우 기자).' 장애인의 날 기획기사로 장애인 관련 정책 부재처럼 추상적인 것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게 한다. 기사를 읽으면서 '(장애인이나 약자를) 차별하지 말자, 불편함을 없애자'라는 교훈적이고 직접적인 내용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것들(모두를 위한 디자인 관련 것들)을 통해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는 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해관계 얽혀 혼란 더해가는 대통령 사저 논란(이현희 기자).' 양쪽 주장이 담긴 펼침막도 함께 게재하여 균형을 맞추었으며, 기사 제목과 첫 문장으로 문제의 원인을 말한다. 그리고 본문에 논란의 원인을 조금 더 다각적인 방향에서 심층적으로 보도해 타 언론에서 소통 부재나 일부 주장을 제목으로 걸어 둔 부분과 차이 나는 것들이 좋았다.

◇김홍채 위원 = '코로나에도 영업이익 증가, 도내 상장사 일부 흑자 전환(주찬우 기자).' 제시한 자료(2020년 창원지역 상장사 실적) 내용은 흑자 전환이나 매출 증가보다는 실적이 줄어든 기업이 많아 보인다. 자료에 의한 기사 제목은 '코로나 여파 다수 기업 실적 감소(혹은 급락)'가 더 어울린다.

'마산해양신도시 개발 공공성- 수익성 접점 찾기 어렵네(민병욱 기자).' 마산해양신도시는 당국자들의 잘못된 계획과 판단으로 만들어진 매립지이다. 그러므로 면죄부를 주는 명품 신도시를 만드는 것보다는 관련자들이 책임을 지게 만드는 개발원칙이 필요하다. 공모를 통한 방식도 좋지만, 지역 내 기업들과 협력해서 해양신도시를 개발할 수 있는 방식(안)을 경남도민일보가 제안 혹은 마련하기를 바란다.

◇손제희 위원 = '경남 고용시장에 봄은 아직(주찬우 기자).'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로 분류되어 온 만큼,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고용지표 이면을 분석해주는 경제 기사가 필요하다.

'5월 문화예술달력.' 지면 오른쪽 위의 삽화(이성애, 유자녀 구성)가 가족의 이미지를 정형화한다. 5월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는 달이라 사용한 그림으로 보이는데 좀 더 고민해주길 바란다. 특히 긴 머리 모양에 치마를 입는 것으로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언론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여성이나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시키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당부드린다.

◇김태형 위원 = '죽으라고 때려놓고 실수라니…사과도 없어(김해수 기자).' 재판 과정에 대한 기사로, 방청객으로서 수필과 같이 서술하고 있는 기사 내용이 마치 당일 현장에서 증인들의 증언을 바로 옆에서 듣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다.

'산재 사망 39% 60세 이상 고령 맞춤 대책 안 보인다(이창언 기자).' 산재 사망 자체도 문제거니와 고령층이 다수라는 점을 지적한 기사이다. 고용노동부가 유난히 이 부분을 강조해서 발표를 한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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