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을 한 문화를 찾고 싶었다. 문화행동 경남, 문화도시 김해. 최근 풀어낸 기사에 수차례 등장한 단어다. 비록 행정에서 풀어낸 사업명이지만 돋보기를 들고 사람을 찾았다. 그리고 현미경으로 그들을 탐구했다.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오래된 주택을 고쳐 만든 돌산마을 1번집. 작지만 소중한 전시 공간이 동네에 생겼고 주민들이 방앗간처럼 드나들기 시작했다.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은 이 터를 기반으로 동네 아이들과 미술 치유 활동을 펼친다. 코로나19를 겪어온 이들이 마스크 속 안부를 묻고자 고안해 낸 기획이다.

산청군 시천면에 있는 공유공간 모하노. 청소년들 놀이터이자 동네 사랑방인 그곳에서도 문화로 소통하는 활동을 알리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리산 둘레길이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 탓에 지역 예술인들이 자연과 함께 회복하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걷고 돌아가는 것에 그치는 공간이 아닌 자연과 공동체 속 일부인 인간을 느껴보는 시간 말이다.

김해시 진영읍 찬새내골에서도 온기를 품은 문화기획자들이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30~40대 이주민들로 구성된 진영희망연구소 그들이 다시 떠날 생각을 접은 채 70~80년 사는 주민들과 어울려 지낼 방법을 고민하는 나날을 이어왔다. 아이들과 노인이 함께 문화활동으로 서로 돌보는 날들을 고대하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연대감을 중시했다. 혼자 잘 사는 방법보다 다 같이 살아낼 궁리에 여념이 없었고, 문화로 그 길을 내어보는 기획자들. 문화 인본주의를 실천하는 작은 영웅들이 아닐까.

감상에 그치지 않고 문화로 소통한 이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탐구는 내일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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