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M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묶어 MZ세대라고 한다. 하지만 나이로 치면 20대에서 40대를 포괄하니 공통의 시대정신을 가진 하나의 세대집단이라 칭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현대사 맥락에서 봐도 80년대 반독재 민주주의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이들과, IMF 금융위기와 세기 격동기에 청춘을 찾아야 했던 이들 사이에는 엄청난 가치관과 취향의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물론 이들은 디지털 환경과 영상문화 발달, 다양한 개성 출몰과 존중이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기성세대에 비하여 감성의 구조가 훨씬 풍부하며 유동적이란 특징도 지닌다. 그러나 자본주의 키즈라는 별칭 말고도 이들을 오늘날의 '청년'세대라고 칭하며 문제적 집단으로 다루는 데는 보다 심층적인 연유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청년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핵심적이고 전면적인 논제로 부각되었던 적은 아마도 68혁명 시기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다시 말해 공통성보다 이질성이 많을 수도 있는 집단을 하나로 묶어 특정하는 이유는 이들이 부딪치고 있는 문제가 지구적 과제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청년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고용 불안정과 양극화,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지속가능성 위기와 사회해체 징후 등 거대한 물결 속에서 자신과 가족, 공동체 존속을 지켜야 한다. 정작 그 파도가 닥쳐올 때면 지금의 기성세대는 이미 해결능력을 잃을 것이고 소위 MZ세대가 새로운 세상의 알파 세대로 변화의 주역을 맡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년들이 자신들 앞에 놓인 운명에 공통 인식을 하거나 공동 대응을 하루아침에 이루어낼 것이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과거의 처지에 따라 이해관계와 삶의 경로가 다를 수밖에 없으니 생각과 행동이 한결같을 리 없다. 따라서 청년들이 시행착오와 오류를 반복하는 동안에 전 사회적으로는 기회의 공정성과 차별과 편견 해소, 정의 재구성이란 문제에 대하여 먼저 답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법이 없는 정치는 권위를 잃을 것이고, 경제는 시장이 사라질 것이다. 과연 자투리 답안지나 베껴 써 가지고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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