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6일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11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차량의 지상도로 통행을 금지하면서 불거진 갈등이 한 달을 넘도록 해결되지 못하면서 결국 택배노조는 파업까지 계획하고 있다.

국민생활을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물류서비스가 바로 택배산업이다. 화주·택배업체·대리점·배송기사와 함께 최종 소비자인 국민이 사다리 형태의 단계로 구성된 택배산업은 온라인소매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등장한 신산업이다. 전형적 미래 산업의 대표주자인 택배산업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술발전에 따라 소매유통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법·제도적인 지원이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물류서비스 산업 성장세가 폭증할 게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택배산업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갈등을 사전에 줄일 방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일 서울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주민 안전을 이유로 긴급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지하주차장 이용을 강제하였다. 이에 따라 주차장 진입 제한높이(2.3m)보다 차체가 높은 일반 택배차량 이동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런 결정을 두고 택배노동자들은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주장한다. 기존 운행하는 택배차량이 있는데도 저상차량으로 바꾸거나 손수레를 이용하라는 말은 타인의 추가노동을 스스럼없이 강요하는 행태라는 것이다. 아파트 측에선 주민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양측 주장은 일면 타당성은 가지고 있지만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할 수 있는 고민을 담고 있지는 않다. 택배산업에서 앞으로 이런 종류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택배노동자들은 현재 장시간 노동뿐만 아니라 서비스 산업이 지닌 감정노동의 어려움도 더해지면서 아파트 출입 제한과 같은 노동조건 변화도 감내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차량통행을 사실상 제한하는 공원형 아파트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주거환경 변화로 파생되는 문제들을 줄일 수 있는 법·제도적인 방안을 이제부터라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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