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5년, 경전선 주민 소외
경제위기 극복에 교통 개선 절실

2016년 12월 서울역뿐만 아니라 수서역 등 강남으로도 고속철도가 운행된다는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수서발 고속철도인 SRT가 개통됐다. 업무차 가끔씩 강남으로 가야하는 필자는 수서발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강남까지 직통으로 빠르게 갈 수 있고 운임까지 기존 고속철도 KTX보다 10%까지 싸다고 하니 교통비 절감은 물론 시간 절약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찌 된 이유인지 SRT는 부산역과 목포역을 종착으로만 하는 수서발 경부선과 호남선만을 운행하는 반쪽짜리 고속철도로 운행을 시작했다. 경부선과 호남선 지역주민들은 빠르고 편리하게 수서발 고속철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SRT가 운행한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경남은 이러한 수서발 고속철도 개통의 혜택에서 소외됐다.

경전선 지역주민들은 고속철도를 이용해 수서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KTX를 타고 동대구까지 가서 수서행 SRT로 갈아타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에 더해 운임도 SRT보다 10% 비싼 KTX만 이용할 수밖에 없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경남에서도 2017년부터 지역구 국회의원과 경남도, 창원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수서발 SRT 경전선 운행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잠시나마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서울발 KTX 증편을 끝으로 지금은 사실상 흐지부지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일부 매체에 수서역에서 여수역까지 가는 SRT 전라선 연내 시범 운행이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남 여수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과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인터뷰까지 기사화된 것으로 볼 때 확정된 결정인 것 같다. 여수를 포함하는 전라선 역시 경전선과 같이 SRT 미운행 구간으로 전라선 지역주민들의 불편에 따른 수서발 고속철도의 운행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20대 국회부터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4선, 3선의 유력 국회의원들과 지자체, 주민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최근 정부의 SRT 전라선 운행이라는 성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서 최근 전라선 고속화 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됐다. 이웃 동네인 만큼 경남도민 처지에서 부러울 따름이고 경남도는 도민의 교통편의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쉬움이 밀려온다.

경남도는 인구 300만을 훌쩍 넘는 광역자치단체이다. 이 중 경전선 이용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창원시는 인구 103만의 경남권 최대 도시이다. 2022년 특례시 제정을 앞두고 있고, 동남권은 메가시티 급행철도(MTX)망 구축과 가덕도신공항 건설도 예정돼 있다.

이렇듯 지역성장과 수요증가가 뚜렷하게 예측되는 상황에서 경남이 동남권 MICE(회의·포상 관광·컨벤션·전시회)·관광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색과 연계한 융복합 상품개발과 교통편의를 통한 관광산업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역경제 발전의 핵심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MICE·관광산업이 존폐위기에 놓인 현 상황에서 관광객의 교통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서에서 창원, 마산, 진주를 잇는 고속철도 운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창원시 나아가 경남도가 국제적인 MICE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수서역 출발 고속철도가 창원, 마산, 진주까지 운행될 수 있도록 경남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는 부지런히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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