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서 열린 평화 기원전 참가
영상에 현지 상황·심경 담아
우리나라 예술인 지지에 감사

"군부가 사람들을 이유 없이 체포하고 감금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인 미얀마 군부는 이 모든 상황을 주도하고 통제하고 싶어 합니다. 그들이 통제하려 들수록, 시민들을 더 많이 죽일수록, 우리는 더 강해지고 있어요. 실제로 군부는 시민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이길 겁니다."

지난달 30일부터 김해 한림면 스페이스 사랑농장(용덕로 100-23)에서 열리고 있는 미얀마 평화 기원 기획전 '미얀마의 봄 : Art for freedom Myanmar' 오프닝 당일, 이 전시에 참여한 미얀마 국적의 한 작가가 자국 상황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랑농장 송성진 작가에게 보내온 13분 38초 분량의 영상을 통해서다. 시각 예술가이자 영상작업을 하는 작가라고 밝힌 그는 삶의 임계점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현재 도시 외곽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변 문제를 우려해 피신 장소나 얼굴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안전을 위해 집을 떠나 지내고 있는 상태라고 짧게 설명했다.

작가는 영상에서 미얀마 국민의 시위법과 예술가들만의 독특한 시위방식을 소개했다. 거리에서 포크로 냄비를 두드리는 시민들,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을 주제로 예술성이 가미된 포스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군부에 저항하고 있는 예술인 등 각자의 방식으로 평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시위 현장에 가게 되면 냄비를 두드리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될 거라면서,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고 했다. 국가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군부에 대항해 끝까지 맞서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 기획전 출품작 '만약 당신에게 힘이 있다면,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If you had the power, what would you do with it?)'.  /스페이스 사랑농장
▲ 기획전 출품작 '만약 당신에게 힘이 있다면,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If you had the power, what would you do with it?)'. /스페이스 사랑농장

작가는 영상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감정 변화의 폭이 오르락내리락 극심해요. 사람들은 죽어가는데 나는 살아 있고, 정작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저도 구금됐다가 4일 후에 풀려난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3일 전에 제 오빠가 양곤으로 가던 중 체포됐고, 오늘 제 여동생이 바로 여기서 군부에 끌려가 구금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매우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정서적으로 지지를 보내줘서 감사하고, 다른 여러 나라를 통해서도 다양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지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미얀마의 현지 상황을 전하는 작가의 영상작업이 나와 있다. 얼굴이 빨갛게 모자이크 처리돼 있어 영상 속에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지만, 그의 심리상태나 미얀마 국민들이 처한 현실은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다. 작품전엔 이 결과물을 비롯해 미얀마의 민주화를 촉구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의 회화와 사진 작업 등 작품 80여 점도 전시돼 있다.

경남과 부산, 서울 등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개인 작업도 여럿 있다. 참여 작가는 80명이다. 30일까지. 월·화·수요일 휴관. 김해 스페이스 사랑농장(010-67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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