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받고 싶은 선물 '책·학습지'
없었으면 하는 것 '학원·학교'
아동 놀 권리 부족 현상 방증

아동들이 어린이날 가장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은 무엇일까?

어린이날을 맞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가 도내 아동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지난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경남 거주 아동 100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경남아동옹호센터는 △어린이날 절대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어린이날만큼은 부모·어른들이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 △어린이날 이것만큼은 꼭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어른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내가 일상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등 5가지를 아동에게 물었다. 아동들은 이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어린이날 절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은 책(21명), 문제지·학습지(17명), 학용품(6명), 장난감(4명), 동생(4명), 돈(3명) 등으로 조사됐다. 소수 의견으로 '아빠의 뽀뽀 선물', '채소', '스티커' 등이 나왔다.

'어린이날만큼은 부모·어른들이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으로는 잔소리(26명), 공부·숙제 시키기(17명), 혼내기(12명), 심부름(3명) 순으로 집계됐다. '무시하는 일', '폰 그만 봐라 하는 것',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것', '이상하게 요리하는 것', '때리는 거', '싸움' 등 의견도 내놨다.

'어린이날 이것만큼은 꼭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공부(학교·학원)(35명), 잔소리(8명), 코로나(5명), 화내는 것(4명) 등을 꼽았다.

'노 키즈 존', '길가에 돌아다니는 강아지(무서워요)', '벌레' 등을 답한 아동도 있었다.

'내가 어른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으로는 혼날 때(12명), 내 의견을 안 듣거나 무시할 때(12명), 어른이 나에게 화낼 때(3명), 공부 못한다고 하거나, 안 한다고 뭐라고 할 때(3명), 내 마음·감정을 몰라줄 때(3명) 등으로 답했다. '매 순간', '성의없이 대답해 줄 때', '나만 빼고 웃을 때', '버스에서 자리 양보를 강요할 때' 등 답도 나왔다.

'내가 일상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은 공부할 때·숙제가 많을 때(14명), 혼날 때(12명), 혼자 있을 때(6명), 잔소리 들을 때(5명), 핸드폰 못 볼 때(3명), 친구들이 괴롭힐 때(3명) 등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애들이 나만 빼고 놀 때', '아빠가 재촉할 때', '마음대로 안 될 때', '하기 싫은 걸 할 때' 등이라는 응답도 했다.

이명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 대리는 "어린이날 절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보면 책·문제집 등 공부와 관련한 것이고, 어린이날 이것만은 없었으면 하는 것으로도 공부·숙제 등이 눈에 띈다"라며 "그만큼 아동이 놀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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