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당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대표가 4·7 재·보궐선거 참패 등 여권의 하락세를 딛고 지지율 반등을 이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86세대 출신 대표로서 파격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주장하고 '내로남불' '입법독주' '문자폭탄'으로 집약되는 당의 부정적 이미지 극복을 천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친문세력이 주류인 당내 역학구도와 정책 수정에 신중한 정부 태도로 앞길이 순탄치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진행한 4월 다섯째 주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33%)은 국민의힘(28%)에 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격차가 15%p 안팎에 달했던 지난 연말~올해 초와 비교해 상당히 좁혀진 상태다. 1월 셋째 주만 해도 민주 38%, 국힘 21%로 17%p 차이였다. 

더 큰 문제는 내년 대선 관련 여론이다. 갤럽이 지난달 13~15일 전국의 성인 1005명에게 내년 대선에서 기대하는 결과를 물었더니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55%)는 의견이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34%)는 응답을 압도했다. 이 역시 같은 갤럽의 지난해 11월 조사(정권 교체 41%·유지 47%)보다 교체 여론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 중도·무당층의 이반이 심각함을 방증한다. 

송영길 대표는 위기의식을 느낀 듯 지난 재보선 패배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부터 손대려 하고 있다. 신혼부부, 청년 등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공제대상 확대,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조절이 그것이다. 

당내 친문 주류와 정부는 그러나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다. 가령 LTV 완화에 대해 친문 핵심이자 당대표 경쟁자였던 홍영표 의원은 "유감스럽다. 대출 규제를 90%까지 완화하면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고 우원식 의원도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때도 LTV를 80%까지 올리며 '빚 내서 집 사라'고 했고, 이것이 급등 신호였는데 큰 문제가 있다"고 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2일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대출 규제 완화는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계대출 추이, 규제 완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송 대표는 "집값이 상승한다고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에게 평생 전세방, 월세방에 살라고 말할 순 없다"며 이런 기류에 맞설 태세이나 성과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송 대표가 이끄는 당 지도부는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용민·김영배·강병원 최고위원 등 소위 강성 친문으로 통하는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상태다. 

이들은 송 대표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등 검찰개혁·언론개혁론과 관련해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윤호중)고 못박는가 하면, 문자폭탄 등 열성 지지층의 행태에 대해 "적극적 의사표시는 당연히 권장돼야 한다"(김용민)고 주장하고 있다. 

2일 전대에서 최고위원 후보 중 1위를 차지한 김용민 의원의 입장은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몰려다니며 말을 못하게 막아버리면 그 다음부터 당심과 민심이 유리된다"(2일 언론 인터뷰)는 송 대표 문제의식과 간극이 큰 것이다. 

송 대표는 3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도 "다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는데 민주당 당신들만 모르고 자기 논리에 빠졌다가 재보선 보고 나서 알게 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민심이 당내 토론에 반영돼야 자기 교정이 가능해진다"고 '민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씨는 "김용민 의원이 수석 최고위원이 된 것은 민주당의 구조적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송 대표가 '친문당'이라는 시선에 대한 부담은 다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나 친문이 당 권력을 석권하고 있는 환경에서 운신의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송 대표가 자기 개성이 강한 정치인이라서 '개혁'을 외치는 친문 강경파의 속도를 조절하는 리더십은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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