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대가 일-학습 병행하는 시대
노동 가치·보호 정책 알고 있어야

"저도 아르바이트 할래요. 벌써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돈도 번 단 말이에요." "집안 형편이 어려우니 제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살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게요." "저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너무 좋아요. 하루라도 빨리 기술을 더 배우고 싶어서 그래요."

이런 저런 이유로 이미 아르바이트 하거나 앞으로 하겠다는 자녀를 둔 부모는 아무리 이유가 그렇다 하더라도 자녀가 학업에 집중하고 더 많이 배워서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실 겁니다. 노동하겠다는 이유와 필요성에 대해 왜 해야 하느냐, 꼭 해야 하느냐 하며 대개의 부모는 자녀와 갈등도 불사하고 설득하려 하실 겁니다.

하지만 막상 동의한다 치면 그때는 노동 현장에 서는 자녀를 위해 권리를 보장받으며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어떤 말씀이나 조언으로 도움을 주시겠습니까.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라, 말씀 잘 듣고 열심히 해라, 고용주가 부당한 지시나 불편한 행동을 하면 빨리 나한테 말해라는 말씀 정도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이미 많은 청소년이 노동 현장에 진입한 상황이고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아르바이트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또 최근에는 저연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부모나 학교에서는 노동 의미와 노동이 주는 가치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존재는 과거와는 완전 다르고 이미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일과 학습이 세대로 구분되었으나 이제는 모든 세대가 일과 학습을 동시에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건전하고 활기찬 노동환경을 제공해 주는 곳이 있는 반면에 청소년들의 노동력을 유린하거나 악용하는 등의 부작용과 권리나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는 위험한 요소들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늘도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향하는 청소년을 위해, 각자의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생각하고 있는 청소년을 위해, 그리고 미래 산업사회를 이끌고 나갈 주역인 청소년이 노동을 소중하게 여기고 노동현장에 진입했을 때 자신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계와 지역사회는 이제 무엇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경상남도교육청 학생 노동인권 활성화 조례'는 성인 노동자의 노동 의식에는 못 미치는 청소년들에게 노동의식 개선과 권리 보호를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은 생계유지 활동 또는 직업체험 활동을 위한 기본소양을 갖추고 노동의 참된 가치와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며 자립심을 기르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안전한 가운데 마음 놓고 노동하고 일부 고용주의 부당하거나 반인권적인 노동차별 활동을 억제하며 나아가 청소년 노동현장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더욱 공고하게 해 줄 만큼 충분한 파급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 조례안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듯이 학업과 진로교육 역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학업이 유지되고 가속화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노동인권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경남도교육청이 교육으로 노동 의식을 향상시키고 체험으로 우수 노동자를 육성하는 실질적인 활동을 꾀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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