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식사 지원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 참여 업체 110곳 등록
코로나19 의료진 숙소 제공 창원 AT비지니스호텔 숙박 문의 꾸준

경남에서도 소비자들이 선행으로 입소문을 탄 업체를 찾아가 응원하거나 상품을 구매하며 적극적인 착한 소비를 하는 '돈쭐'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돈으로 혼쭐 내주자'는 역설적인 의미의 '돈쭐' 문화는 최근 들어 MZ세대(20∼30대 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작은 결식아동에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한 음식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돕자는 취지였다. 2019년 7월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의 한 끼 결제금액(5000원)이 식비로는 턱없이 모자란 것을 알게 된 서울지역 식당 '진짜파스타'는 결식아동에게 음식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기점으로 자영업자 자발적 공동체 운동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가 시작돼 전국에 퍼졌다.

특히 소비자들은 단순히 취지를 전달하고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가게를 찾아 응원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사진을 남기는 등 더 적극적인 소비를 하며 힘을 싣기 시작했다. 경남에서도 지난달 말 기준 업체 110곳(전국 2023곳)이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에 동참해 결식아동 후원을 하고 있다.

경남에서 따뜻한 사연으로 조명을 받은 건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창원병원 의료진이 감염 우려 항의에 숙박할 곳을 구하지 못하자 먼저 나선 창원 AT비지니스호텔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3월 창원병원 의료진 59명은 인근 호텔에서 묵다 일부 주민들의 문제 제기로 잘 곳을 구하지 못했다. 이에 AT비지니스호텔은 출퇴근하기로 한 36명을 제외한 23명이 4주 동안 지낼 수 있게 했다.

AT비지니스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든 숙박업체가 힘든 상황이지만 대표님의 선행을 계기로 꾸준히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계신다"고 밝혔다.

올해 2월엔 배고픈 형제에게 치킨을 무상으로 대접한 치킨집 철인7호 서울 홍대점의 미담이 화제가 됐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돈쭐을 내주려는 소비자가 쇄도하면서 도내 가맹점에도 주문량이 증가했다.

경남지역 가맹점 관계자는 "선행 뉴스가 나간 이후 각 지역에서 치킨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돈쭐은 이 같은 선행 외 제품의 가치와 기업의 이념 등에도 적용된다. 100% 친환경 재질로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이나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식품도 생기고 있다.

경남에서 20년 동안 유통업을 해온 ㄱ 씨는 "돈쭐 문화는 불매운동처럼 적극적인 소비 운동 중 하나"라며 "최근 유통업계를 비롯한 모든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서고 제품의 품질은 물론 가치에 중점을 두는 이유가 바로 이런 '가치 소비(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소비)'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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