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과 더불어 최근 시장금리 진폭도 함께 작아지는 추세다. 금융시장 전반에 내재된 변동성이 하락하는 것이다.

주식시장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부산스러움이 한 단계 내려와 있다. 실제 S&P500의 변동성 지수인 VIX는 20포인트선을 1년여 만에 하회했고, 코스피의 VKOSPI 또한 유사한 궤적을 그리는 중이다. 이처럼 증시의 역동성이 연초 대비 소강된 탓에 투자자의 야성적 충동은 쉽게 일지 않는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량과 대조해 보면 그 격차가 더욱 크게 느껴짐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지루함을 견뎌볼 가치는 충분하다. 현재 변동성 축소는 시장 불확실성이 경감했음을 뜻한다.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 형성의 결과인 것이다. 다만 회복의 수위(level)에 의문점이 있는 터라 관망세가 조금 남았을 뿐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앞으로 시장은 긍정적 수치를 눈으로 확인하며 계단식 상승 경로를 따를 확률이 높다. 매크로 지표 반등에 비해 기업 이익 전망이 여전히 보수적인 면을 고려하면 앞으로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다. 당연히 주가의 반응도 후행적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같은 선진국 제조업 지표 등은 역대급의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와 긴밀한 상관성을 보이는 국내 기업 실적은 다소 뒤처져 있다. 아직 경제활동 재개가 완벽하지 않고, 이에 따라 이연된 수요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참작한다면 매크로와 어닝의 상방은 더욱 열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 생산자 물가 중심의 상승과 다양한 부품 및 재료의 공급부족 현상은 중간재 수출에 주력하는 국내 기업에 유리한 구도가 된다.

수급 환경도 충분히 진전될 수 있다. 미 국채 수익률의 진정과 함께 달러의 반등세도 한풀 꺾인 점에 주목해보자. 미국 경기가 정점을 향해 도달하고 있는 반면, 주요 상대국인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경우 이제 초기 회복 국면을 지나는 정도로 판단할 수 있겠다. 모멘텀 측면에서 미국 외(Non-U.S) 지역이 더 유리한 형국인 것이다. 이 같은 경기의 시차(time lag)는 달러 약세를 재차 자극할 소지가 다분하다.

최근 며칠간 외국인의 매도가 진행됐지만 이후 흐름은 4월 초 관찰된 바와 같이 유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앞서 언급한 환율과 금리 여건은 물론, 국내 경제의 높은 경기민감도가 차별점으로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3일 재개되는 공매도 거래는 외국인 투자자의 전략 구사를 다변화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국내 증시 투자에 유인이 될 수 있다.

매수 포지션만 구축하는 펀드(long only)보다는 양방향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가 요즘의 주류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따라서 최근 실적 전망이 상향됨과 동시에 그간 외인 매도세가 깊었던 섹터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자동차, 건설, 에너지, 유통, 내구소비재, 증권, 하드웨어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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