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현장지원센터장 주민협의체 역할 강조 "예산이 주인 노릇하면 안 돼"

"도시재생사업이 실패하기 쉬운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밀양시 삼문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윤재호 센터장과 박애경 사무국장이 도시재생 사업의 핵심을 언급했다.

"주민을 도시재생 주체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민이 협의체를 만들어 스스로 자생하고 자립하게끔 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만 들어가게 됩니다. 그 역할을 저희 현장지원센터가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삼문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사업이 시작된 지난해 이후 공을 들이고 있는 주민협의체가 '삼문동도시재생추진협의회(회장 서영조)'다. 30년 전 이 자리, 111-87번지 일대에 밀양법원과 검찰청지청이 있던 시절 원도심의 활력을 되찾을 도시재생 사업의 주체가 11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아니라 '주민협의체'라는 것이다.

2016년 시작된 내일동·내이동 일반근린형 도시재생, 2018년 시작된 가곡동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에 이어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1145억 원의 사업비를 들이는 삼문동 중심시가지형(총괄사업관리자형) 도시재생에 거는 밀양시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 밀양시 삼문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윤재호 센터장이 삼문동 도시재생 사업의 규모와 범위를 설명하고 있다. /이일균 기자
▲ 밀양시 삼문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윤재호 센터장이 삼문동 도시재생 사업의 규모와 범위를 설명하고 있다. /이일균 기자

사업기간 내에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반짝하다가 기간이 지나면 사업성과를 찾을 수 없는 실패한 도시재생 사업이 아니라, 성과가 영원히 지속되는 도시재생을 위해 주민을 주체로 내세우려는 노력이 사업의 또 다른 핵심이다.

사업 외형도 만만치 않다.

옛 법원·검찰청 터 1만 4000여㎡를 밀양시가 매입하는 데만 270억 원이 들어간다. 삼문동 도시재생의 중심인 이곳에 밀양시는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을 짓는다. 비슷한 성격의 국가기관 유치 노력도 진행 중이다. 정면으로 밀양강 건너 영남루가 마주 보이는 이곳을 아리랑을 주제로 한 장소로 만들려는 것이다.

밀양아리랑을 테마로 하는 삼문동 도시재생사업은 밀양대로 변 '아리랑어울림센터', 마을관리협동조합과 행복마을학교가 입주할 '숲속 그린캠퍼스', 상권 활성화를 위한 '아리랑거리' 조성 등으로 중심시가지 전체로 확산된다.

"주민의 기대감은 큽니다. 지금 이 식당은 밀양초등학교 아이들이 주 고객인데, 예전처럼 시민들로 북적대는 식당이 됐으면 좋겠어요."

옛 법원 터 인근 식당 업주가 이렇게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삼문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측 계획대로라면, 이곳 주민은 기대감 차원이 아니라 재생사업에 참여해 그들의 기대감을 직접 실천하고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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