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임 당대표에 송영길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김기현
내달 초 대표 경선만 남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이끌 지도부 구성을 속속 마무리하고 있다.

민주당은 2일 전당대회를 열어 5선의 송영길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했고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4선인 김기현 의원을 원내대표로 뽑았다. 남은 건 6월 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의외의 승부가 연출됐다. 민주당은 친문진영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송 대표가 총 합산 35.60%를 획득해 홍 의원(35.01%)을 근소한 차로 꺾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김기현 의원과 양강구도를 형성한 권성동 의원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하고 과거 강성 친박계로 분류되던 김태흠 의원이 2위로 결선에 진출해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의 최종 선택은 그러나 비교적 온건한 협상파로 평가되는 김기현 의원이었다. 2차 투표에서 김 의원은 총 100명의 투표자 중 66표(1차 34표)를 얻어 34표(1차 30표)에 그친 김태흠 의원을 어렵지 않게 따돌렸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결과에서 확인됐듯, 강경·비타협 노선으로 민주당과 대립하는 것보다는 압도적 의석을 점한 거여에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하면서 중도층에 다가가는 게 대선 등 향후 주요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다수가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강성 친문으로 불리는 윤호중 원내대표에 더해 친문 일색 지도부가 구축될 경우 재보선 패배 후 쇄신과 반성 노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비교적 정파색이 옅은 송영길 대표가 당권을 쥐었다고는 하나 그 역시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만큼 기존 당 노선에 큰 변화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구성 재협상을 거부해 일각에서 기대하는 협치 가능성을 낮춘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에 "법사위원장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범법자 지위에 있겠다고 하는 거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을)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김기현 원내대표)고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주호영, 나경원 등 유력 인사가 대거 나설 예정인 당대표 경선에 의외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재보선 직후 초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제기한 '영남 지역당 극복' 화두가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의원의 당선으로 더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남 출신이 당대표까지 가져갈 경우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후 불거진 '도로 한국당' 논란에 더해 '도로 영남당' 이미지까지 굳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위기감이 커질 경우 대구의 주호영 전 대행을 비롯해 역시 당권을 노리는 경남의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윤영석(양산 갑) 의원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서울에 기반을 둔 나경원 전 원내대표, 초선의 김웅 의원 등이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조해진 의원은 영남당 논란에 대해 "영남 출신이라고 당대표 하지 말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요건과 자격에 맞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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