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 할 놈 없다'. ㉯'구복(口腹)이 원수'.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코로나 역란((疫亂) 속의 경기 불황과 침체로 생활고를 못 이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코로나 장발장'이 늘었다는 우울한 소식이 맘을 짠하고 아프게 합니다. "며칠을 굶고 제 정신이 아니어서…" "건설 현장 일이 끊겼는데, 무료급식소 문도 닫혀 열흘 가까이 물밖에 못 마셨다"… 등을 먹을 것 절도 사유로 말하는 딱한 도둑의 호소를 듣는 재판부의 고뇌가 빤히 알 만해집니다.

만약 필자가 그런 '코로나 장발장'이었다면 이런 응석 섞인 변명성 호소로 앞의 ㉰를 끌어댔지 싶습니다. "판사님, 도둑 주제입니다만 한 말씀 드립니다. 저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다'라고 용기를 준 속담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네 목구멍 침을 꼴깍 하게 한 음식이 바로 죄인이다. 굶기만 한 너는 무죄다'. 판사님 같으면 그 '속담 판사'가 감사하지 않겠습니까?

 

백기완 선생의 주머닛돈

3만 원을 소매치기했다가

"죄송합니다. 용기를 내세요."

편지에다 돈 되돌려줬다는

그 도둑

격려 도둑 같은 이가

'장발장' 중에도 있길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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