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지선 겨냥 준비
현안 주도권 싸움 치열해질 듯

서울 여의도에서 지난 27일 열린 '경남도-국민의힘 경남도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경수 지사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충돌'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한홍(국회의원·창원 마산회원) 경남도당위원장과 윤영석(양산 갑) 의원 등이 김 지사가 주력하는 부울경 메가시티와 가덕도 신공항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화기애애(?)할 줄 알았던 자리는 의외의 긴장이 넘쳐흘렀다.

마침 경남지사 출마설이 도는 윤 위원장과 윤 의원이 공세의 전면에 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전초전'이 펼쳐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관계자는 협의회 직후 기자와 만나 "도당 차원에서 당연히 메가시티, 가덕신공항 등을 선거 쟁점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김 지사는 경남 경제에 큰 타격을 준 탈원전 정책은 바꿀 생각을 안 하고 메가시티라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경남에 더 도움이 되는 김해신공항안을 폐기하고 막대한 비용 등으로 언제 엎어질지 모르는 가덕신공항에 집중하는 것도 큰 패착"이라고 했다.

윤한홍 위원장은 이날 협의회에서 "방향은 좋고 호소는 필요하지만 행정통합이 아니어서 결국 성공 못할 것이다. 각 지자체가 선거를 의식해 지역 이기주의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부울경 메가시티의 한계를 꼬집는가 하면, 가덕신공항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해공항 확장안이 결정된 후 4년을 허비했다. 물류·유통 관련해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 곳이 경남인데 언제 될지도 모르는 가덕신공항에 집중하는 게 옳은가"라며 "또 김해신공항은 6조~7조 원이면 되지만 가덕신공항은 김해공항 역할까지 모두 대체하면 총 30조 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게 과연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이냐"고 따졌다.

윤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둔 김 지사의 처지를 겨냥해 "올해가 마지막 도 예산 편성 같은데 시각을 바꿔 필요한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윤영석 의원도 이날 김 지사가 주요 도정 성과로 내세운 메가시티를 정조준했다.

윤 의원은 "광역특별연합을 하면 모든 게 잘될 것처럼 말하는데 부산에 주도권을 뺏기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며 "연합을 하면 경남이 경제적·행정적으로 어떤 실익과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도민 편의가 어떻게 나아지는지 구체적인 걸 제시해 이런 우려를 불식해달라"고 했다.

김 지사 역시 물러서지 않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메가시티는 광역연합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또 하나의 수도권 역할을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현재의 가속화되는 수도권 쏠림을 제어하려는 것"이라며 "가덕신공항 건설에 30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김해신공항 비용 7조 원과 큰 차이가 없다. 신공항 관련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 같은 해명 과정에서 의원들의 거센 문제 제기를 의식한 듯 "협치가 중요하지만 역시 협치가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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