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출하 양파값 안정
삼겹살·소고기 19∼25%↑
달걀·대파값 여전히 높아

집밥 식재료에서 빠지지 않는 양파 가격이 안정권에 들었으나 소고기, 삼겹살 가격은 오르고 있다. 대파, 달걀은 여전히 비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27일 기준 전국 양파 1㎏ 소매가는 2474원으로 전년 동기(2362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렸다. 1개월 전 3532원이었는데 3월 말 조생종 출하와 수입 증가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전국 양파 조생종 생산량은 지난해 20만t이었고 올해는 21만t으로 추산된다. 3월 양파 수입량은 1만 7329t으로 전년 동기(8303t) 대비 2배가량 늘었다.

통계청 올해 양파 재배면적을 보면 주산지인 경남은 4023㏊로 지난해(2825㏊)보다 40%가량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 상승으로 올해 양파 재배면적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창녕군의 한 양파 농가는 "생육상황이 나쁘지 않아 3월 말 조생종 조기 출하를 할 수 있었다"며 "가격이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양파 수입량 등을 미뤄볼 때 가격이 더 하락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고기, 삼겹살 소매가는 올랐다. 육류 가격은 집밥 물가에 큰 영향을 준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육류, 육류가공품 소비액은 월평균 7만 4782원으로 식료품 지출액(외식 제외, 38만 5248원) 중 19.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날 전국 한우 등심 1등급 100g 소매가는 1만 206원으로 평년(8158원)보다 25.1%나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9510원이다. 전국 삼겹살 100g 소매가는 2344원으로 평년(1966원) 대비 19.22% 증가했다. 한 달 전 삼겹살 100g 소매가는 2094원이다.

농업관측본부는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 육류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축산농협 관계자는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는 판매가 부진한데 가정에서 요리하기 쉬운 삼겹살 수요만 유독 높다"며 "다른 부위에서 매출이 나오지 않는 만큼 삼겹살 가격을 높여 판매해 수지를 맞추는 식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밥 필수 식료품이지만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은 대파, 달걀 소매가는 보합세다. 27일 대파 1㎏ 소매가는 6155원으로 전년 동기(2167원) 대비 3배, 평년(2507원) 대비 2.5배 가까이 올랐다. 1달 전 6371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 26일 창원지역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른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를 살펴보고 있다. /안지산 기자
▲ 26일 창원지역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른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를 살펴보고 있다. /안지산 기자

농업관측본부는 기상 호조로 대파 작황 회복과 동시에 수입량이 증가해 가격이 소폭 내렸다고 밝혔다.

4월 말부터 5월 본격적인 봄대파가 출하되면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나 3∼6월 재배 의향 면적이 전년 대비 8.6% 증가하면서 기상여건이 좋으면 과잉공급 우려가 있다는 분석도 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달걀 가격도 소폭 하락했으나 평년보다는 여전히 높다.

27일 전국 달걀 30개 소매가는 7380원으로 전년 동기(5482원), 평년(5397원) 대비 35% 가까이 올랐다. 한 달 전 7589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농업관측본부는 4∼5월 달걀 생산량을 전년(4563만 개), 평년(4258만 개) 대비 각각 16.4%, 10.5% 감소한 3813만 개로 전망했다. 이는 AI 살처분 영향으로 올해 사육하는 산란계(6334만 마리)가 지난해(7281만 마리)보다 13%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 말까지 산란계 158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경남에서는 진주, 거창, 고성, 하동, 통영에서 5건이 발생했다. 농장 275곳에서 23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달걀 가격 강세는 집밥 수요가 증가하고 출하량이 줄어 5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가구당 평균 계란 구매량은 48.6개로 전년(42.22개)보다 15.1% 증가했으나 출하량은 평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업관측본부는 AI 확산세가 잠잠해지고 6~9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평년 수준을 회복하면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양군 한 산란계 농가는 "AI 확산세가 줄어들었지만 산란계 살처분 영향으로 달걀을 낳을 수 있는 닭이 부족한 상태다. 병아리가 달걀을 낳을 수 있는 닭까지 자라는 데는 22주가 걸린다"며 9월쯤에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달걀을 사면 20%를 할인하는 농축산물 할인쿠폰으로 6월까지 달걀값 안정책을 펼 계획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