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두관 세 불리기
이낙연·정세균 물밑 작업
윤석열 '윤사모'활동 잠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대권주자 지지모임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 경쟁이 치열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들은 '정권 재창출'을 앞세워 사실상 지지 조직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범야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 모임이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도내에서는 아직 구심점을 찾을 수 없다.

◇이재명·김두관 '잰걸음' = 경남지역에서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조직력을 갖춘 대권 주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를 상징하는 '기본 소득'을 매개로 세를 불려가는 모양새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12월 20일 기본소득국민운동경남본부가 출범했다. 경남본부는 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 77 동성올림픽타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경남본부는 도내 18개 시군 지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사천·진주지부가 출범했다.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송순호 도의원이 맡았고, 공동대표는 김정란 식생활교육경남네트워크 상임대표, 류재수 진주시의원, 서익진 경남대 교수 등 7명이다.

경남본부는 이 지사를 지지하는 다수로 구성됐지만 기본 소득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국민운동단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경남본부를 이 지사 지지모임으로 분류하고 있다.

1월 출범한 '공정경남'은 누리집에서도 밝혔듯 '이재명 지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위한 경남 민주당 당원들 중심의 조직 구조'다.

공정경남은 강성진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국장, 김영진·김성갑 도의원 등 19명의 공동대표와 25명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됐으며, 400여 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운영위원장은 공윤권 전 도의원이 맡고 있다. 공정경남은 도내 전체 조직 활동을 펼치며 지난 21일 시군 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창원지부가 출범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김두관(민주당·양산 을) 국회의원 지지 모임은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영·호남 통합본부 발대식을 한 '노무현정신계승연대'(이하 노정연)다.

김 의원은 이기명 노무현 후원회장,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과 함께 노정연 고문에 이름을 올렸다. 사무총장은 송재욱 노무현지킴이 경남대표, 사무국장은 하경석 전 노사모 전국사무국장이 맡았다. 노정연은 남해·사천·하동지부를 조직했으며, 진주·창원·김해지부 창립을 준비 중이다.

노정연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두관 의원 등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정치인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단체"라면서도 "현재는 김 의원 지지에 무게 추가 쏠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 광주, 전남, 대구, 경북지역에서 노정연 본부가 출범했고, 28일 경기본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조직이 정비되면 민주당 내 모든 대선주자에게 질의서를 보내 지지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정세균 '아직' = 여당 내 또 다른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자 모임인 '플랫폼 더 숲'이 24일 대구에서 창립식을 열고 전국 활동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도내 정치권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 한 핵심 지지자는 "조직 틀을 갖추지 않은 연사모(이낙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있지만, 틀을 갖춘 조직은 현재 없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수면 아래에서는 지역 조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총리직 사임과 함께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하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지지 세력도 도내에서는 아직 찾기 어렵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5일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지역 순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창원으로 이동해 지역 주민들과 걷기 행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비공개로 전환하고 경제계 인사 등을 만나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총리는 이어진 부산 행보에서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조직 만들기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안갯속' = 범야권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모임은 최근 정당을 만드는 등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윤사모(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다함께 자유당' 창당대회가 지난 24일 대구에서 열렸다.

한 매체는 창원지역 한 정치인의 말을 빌려 '윤사모 경남협의회'를 언급했지만 협의회 실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도내 한 정치인은 "다함께자유당은 윤 전 총장과 직접적인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팬클럽 정도로 이해된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국민의힘은 오히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을 가까이하고 있으며 윤 전 총장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도내에서는 윤 전 총장과 접점을 가진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외 거명되는 대선주자들의 행보와 지지모임 움직임은 도내에서 잠잠하다. 다만, 홍준표(무소속·대구 수성 을) 국회의원이 지난달 19일 '대구스마트경제 포럼' 창립식에 참석했는데, 정계는 사실상 홍 의원의 대선 조직 성격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인은 "홍 의원이 자신의 이름(준표)을 거꾸로 읽어 이름을 딴 '표준산악회'에 최근 도내 정치인의 참여가 느는 모양새다. 올드보이가 다수 포진하고 있어 대선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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