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창간 〈작은 문학〉
권두비평 '사물시론' 눈길
2003년 창간 〈서정과현실〉
시인이 쓰는 산문 연재 시작

경남지역 대표 문예지 <작은문학>(발행인 오하룡)과 <서정과현실>(발행인 이우걸)이 2021 상반기호를 펴냈다. 도내 문예지 대부분이 문학단체 기관지인 현실을 고려하면 이들 문예지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 <작은 문학>

◇작은문학 = 지난 1996년 계간지로 창간했다. 51호부터 반연간지로 바뀌었다. 지원금 없이 제작하다 보니 비용 부담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발행한 적도 있었다.

오하룡 발행인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경남에 순수 종합문학 문예지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겸손하게 종합지를 지향한다는 마음을 담아 문예지 이름을 '작은문학'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오 씨는 창간 목적을 떠올리며 "양심을 될 수 있으면 지키기 위해 국가나 다른 단체의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작은문학> 57호는 전문수 창원대 명예교수의 권두비평으로 시작한다. 전 교수는 철학자 데카르트의 명제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차용해 "나는 사물로 시를 쓴다, 고로 나는 시인(문인)이다"며 '사물시론'에 주목하자고 말한다. 202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윤혜지의 '노이즈 캔슬링'을 언급하며 "시는 절대로 시인이 언어를 짜 맞추는 조작 기술이 아니라 사물의 천리에서 읽어내는 것이 시인의 예지요 능력이다"고 주장했다.

소설가 황선락은 류승규 소설가, 이근배 시인, 남정현 소설가에 대한 소평전을 썼다. 강희근 경상국립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퇴임한 박태일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주목했다. 박 교수는 정년을 기념해 <박태일의 시살이 배움살이>와 <한국 지역문학 연구>를 썼는데 강 교수는 이 책들을 논하며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 <서정과현실>

◇서정과현실 = 지난 2003년 가을 반연간지로 창간했다. 이우걸 발행인은 시조시인으로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서정과현실>은 시전문지로 드물게 자유시와 시조를 함께 다룬다. 또 서정성과 현실성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고 논한다.

이 발행인은 "순수문예지로서 전국 필진이 참여하고 있다"며 "18년 동안 결호 한 번 없이 발행했고 서정시, 리얼리즘 시를 두루 아우르는 잡지"라고 소개했다.

<서정과현실>은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지원금을 받았다. 이 발행인은 "계간지로 전환하면 사무실과 유급 직원이 필요한데 그 돈을 감당할 수 없어 반연간지로 출간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서정과현실> 36호는 '시인의 산문'이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시인이자 계명대 타불라라사칼리지 서영처 교수가 산문을 연재하며 이번 호에 '악기의 인문학-콘트라베이스'를 썼다.

시단에 의미 있는 일을 한 사람을 언급하는 '중요시인 자세히 읽기' 주인공은 강현국 시인이다. 강 시인은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고 현재 시전문 계간 문예지 <시와반시> 발행인 겸 주간이다. 김경복 문학평론가이자 경남대 교수가 강 시인의 작품세계를 뜯어본다.

이어 의욕적으로 시를 쓰는 시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소시집'에는 자유시의 김형술·고찬규·신정민 시인, 시조의 김일연·박권숙·홍영숙 시인의 작품이 실렸다. 시인마다 5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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