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고 김택용 기자 기록
날짜·시간대별 상세하게 서술
부마재단, 누리집에 공개 예정

'유신철폐를 외치는 학생데모대가 거리를 누비며 행진해나갔다. 자산동 전도관 앞에서 경찰기동대의 저지선을 뚫은 학생들은 3·15의거탑 앞으로 밀어나갔다.'

'독재타도·유신철폐 구호를 외치자 오동동 상가에 있던 수많은 사람이 학생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마산 현장을 취재한 기자의 원고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이하 부마재단)에 기증, 공개됐다.

▲ 고 김택용(부산일보 마산 주재기자)의 '마산학생데모 리포트' 원고 중 일부.<br /><br />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 고 김택용(부산일보 마산 주재기자)의 '마산학생데모 리포트' 원고 중 일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26일 부마재단은 42년 전 부마민주항쟁 당시 <부산일보> 마산 주재기자였던 고 김택용 기자가 1979년 10월 18~21일 마산 현장을 취재한 원고 원본과 부산일보 본사에 송고할 목적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원고 등을 공개했다.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100여 장에 달한다.

그가 쓴 원고에는 '불종거리에 학생들은 경찰과 부딪혔는데 학생 중 4~5명이 마침 지나가는 사이다병을 실은 트럭을 세우고는 상자씩 들어내며 데모군중에게 내줌으로써 유리병을 경찰에 마구 던지는 바람에 경찰은 창동 태창라사 앞까지 100m가량 후퇴했다' 등 당시 항쟁 상황이 생생하게 담겼다.

부마재단은 기증받은 원고가 부마항쟁의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활용되리라 기대했다. 부마재단은 "당시 계엄 속에서 보도가 자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말미암아 마산에서 전개한 시위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18~21일 마산지역의 생생한 시위 현장을 기록한 취재 원고는 항쟁 당시 마산지역 시위 발발과 전개 상황 등이 날짜와 시간대별로 기록돼 있어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을 무릅쓰고 항쟁을 기록한 기자 정신은 부마항쟁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데 큰 울림을 준다"고 덧붙였다.

부마재단은 취재 원고를 정리하여 부마재단 사료열람 웹서비스(부마아카이브, BUMA Archives, www.buma1979.com)에 등록,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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