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이재용.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한 가지 더 공통점이 있다. 최근에 이들을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가관이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건의했다. 박 시장은 두 전 대통령에 대해 '최고 시민'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참 고약하다. 큰 죄를 지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람들이 최고 시민이라니. 박 시장의 표현에서 드러난 그의 시각은 권력있고, 부자이고, 유명한 사람들은 1등 시민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 아래급이라는 것이다. 고약하지 않은가?

이·박 전 대통령은 원래부터 잘못이 없기 때문에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주장은 아예 우리나라 사법체계를 부정한다. 경찰·검찰 수사와 기소, 3심 재판을 거쳐 유죄가 확정된 것인데,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그 모든 사법절차가 전부 헛짓거리였단 말인가?

사면 얘기가 나오니까 이때다 싶었던 것인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주장까지 여기저기서 나온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하려면 대기업의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것이 사면론의 근거다. 경총 같은 경제계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그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니 그러려니 하겠다. 그런데 불교계 대표자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참으로 뜨악하다. 더구나 '누구나 허물 많은 중생' 운운하며 탄원서를 낸 것을 보면서 "삼성 총수가 아니라 평범한 죄수였거나 망한 기업의 총수였다면?"이라는 의문이 저절로 든다.

어쨌든 우리가 확실하게 기억해야 할 것은 이들 3명은 모두 실정법을 어긴 '범죄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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