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조 때 문인 백호(白湖) 임제(林悌)! 그는 오늘날로 치면 '자유인'이라 할 만큼 뛰어난 시재(詩才)에 기질이 호탕한 반체제 실존주의자였으며, 특히 모화(慕華) 사대주의에 대한 저항도 남달라서 이이(李珥)는 그를 기남아(奇男兒)로 칭찬했다고 문헌은 전합니다. 39세 요절의 임종 자리에서까지도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 상황에 처해 있음을 한탄했다 합니다. 그런 기개가 잠재된 반사대 주체의식과 결합된 얼이 '백호(白湖)주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공무원이 중국산 '알몸 김치'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식품 안전 인증을 요구할 수 없느냐는 기자 질문에 "옛날로 치면 한국은 속국, 중국은 대국인데 속국이 식품 안전 인증을 받으라고 하면 대국이 기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4·5) 사설은 <공무원이 "한국은 속국", 정권의 대중(對中) 저자세가 번진 것>이란 문재인 대통령 탓을 했습니다.

 

'중국 앞에만 서면

우린 왜 작아지는가'

하는 패러디 대중가요

울분에 찬 목소리로 읊는

白湖의

혼령 거울 앞에다

한국 세워 보며 멍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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