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없는데 추진…맹목적"

하동군 화개면에서 악양면·청암면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자락에 궤도열차·모노레일·케이블카를 놓는 1650억 원짜리 민자사업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는 윤상기 하동군수 숙원이다.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 사업은 (기획재정부) 한걸음모델 산림관광 상생조정기구 협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환경 민원 등이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양해각서 제7조에 따라 효력이 만기 종료됐다."

하동군과 사업 추진 양해각서를 썼던 대림건설이 최근 사업 종료를 통보했다. 자본은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하동군은 새 사업시행자를 찾아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한다지만, 누가 봐도 제동이 걸렸다. 발을 뺀 대림건설도 한몫을 했지만, 제동 장치는 따로 있다.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원회도 그 '걸림돌' 중 하나다.

20일 아침시위 100일을 맞은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원회 최지한 집행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20일 오전 아침시위 100일을 맞은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 회원들이 하동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
▲ 20일 오전 아침시위 100일을 맞은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 회원들이 하동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

-아침시위를 소개해달라.

"지난해 11월 19일 한걸음모델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국회 앞 농성을 시작하면서 지역에서도 함께 시작했다. 윤 군수와 공무원에게 현명한 판단을 호소하고자 지역주민이 당번을 정해 매일 아침 하동군청과 악양면사무소 앞에서 벌이고 있다."

-산악열차 사업 예정지인 지리산 형제봉 일원이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으로 지정됐다. 어떤 의미인가.

"형제봉이 단순히 반달가슴곰 이동 경로가 아니라 터전이라는 의미다. 생태계 최상위에 있는 반달가슴곰 같은 종이 서식한다면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고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산 아래 주민도 숲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아름다운 숲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대림건설 사업 종료 통보는 어떻게 봐야 할까.

"사업자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을 했는데, 우리가 주목하는 점은 대림에서 덧붙인 말이다. '앞으로 원점에서부터 주민들 의견을 중립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충실히 수렴하고 주민 간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는데 보통 행정기관이 민간기업에 하는 말이다. 하동군이 오히려 민간기업 권고 대상이 된 셈이다. 하동군을 지분 100%를 소유한 것과 같은 권한을 행사하는 경영주가 지배하는 기업으로 본다면, 그 기업이 사업성이 떨어지는데도 왜 목숨을 거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경영진 판단이 잘못됐거나, 맹목적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계획은.

"100일을 맞아 평소 1인 시위하던 곳에서 작게 집회를 했고, 윤 군수와 군의회에 면담을 요청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하동군', '윤상기', '백지화'를 주제로 지은 삼행시를 받고 있다. 하동군이 백지화 선언을 하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없다는 뜻이다. 지치기 쉬운 장마와 무더위가 걱정되기에 잘 대비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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