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목포대박물관, 동읍 용잠리·도계동서 유적 발견
모룻돌 등 뗀석기 채집…"지역 고대사 공백 새롭게 써"

창원대박물관이 창원 의창구 도계동과 동읍 용잠리에서 구석기시대 유적을 발견했다. 이 지역에서 구석기 유적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공백 상태로 남아있던 창원지역 구석기시대의 역사를 밝혀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대박물관은 19일 "올해 2월 김주용 학예실장과 팀원들이 동읍 용잠리와 도계동에서 구석기시대 중기에서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뗀석기들을 채집했다"며 "이헌종 한국구석기학회장과 함께 확인과정을 거쳐 창원지역에선 최초로 구석기 유적을 발견하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창원대박물관은 목포대박물관과 공동으로 창원지역 구석기 유적 조사를 벌여왔다. 구석기 연구 권위자이자 한국구석기학회장인 이헌종 목포대 고고인류문화학과 교수가 목포대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2월부터 고토양층이 있는 창원 의창구 동읍과 도계동, 북면, 대산면을 대상으로 조사해왔다. 창원대박물관은 지난 2월 학술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구석기 유적을 발견했다.

구석기시대 중·후기로 추정되는 자갈돌 망치, 모룻돌, 긁개, 도끼형석기, 미완성석기 등 유물 9점을 동읍 용잠리에서 확인했다. 용잠리 유적에서는 현재 과수원을 운영 중인데, 과수원 내 경작지에서 뗀석기를 채집했다고 박물관 쪽은 밝혔다.

▲ 창원 의창구 도계동에서 출토된 구석기 유물. 여러면석기와 긁개, 망치돌, 도끼형석기, 미완성석기 등 10점.  /창원대박물관
▲ 창원 의창구 도계동에서 출토된 구석기 유물. 여러면석기와 긁개, 망치돌, 도끼형석기, 미완성석기 등 10점. /창원대박물관

창원대박물관은 도계동고분군 보존구역 안에서 사냥에 이용하는 팔매돌이나 망치돌로 사용되던 석영제 여러면석기 1점도 발견했다.

도계동에서 채집된 여러면석기는 깨진 면의 마모가 심한 상태로 확인됐다. 석기가 오랜 기간 지표면에 노출돼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물은 도계동지역의 토양분포 특성상 구석기의 존재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확인 유적에서 이동돼 왔을 가능성이 커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창원대박물관의 설명이다.

이윤상 창원대박물관장은 "창원에서 최초로 신석기시대 유적과 공룡 발자국 화석을 찾은 경험을 바탕으로 구석기 유적의 존재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학교 당국의 인력증원 등 전폭적 지원과 목포대박물관의 협조를 통해 이번에 구석기 유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창원대박물관이 창원시의 문화유적 조사용역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그동안 공백 상태였던 창원의 구석기 역사를 새롭게 쓰는 중요한 유적을 확인하게 돼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헌종 한국구석기학회장은 "창원대박물관과 공동 조사를 통해 구석기 유적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창원지역에서 최초로 구석기 유적을 찾아낸 것은 지역 고대 역사를 새롭게 쓰는 매우 가치 있는 발견이다"라며 "앞으로 두 대학 박물관이 이번에 확인된 유적에 대한 추가 현장 조사와 유물의 실측, 보고서 작업 등을 함께 진행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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