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4·19 기념 연대 문화제
다함께 민주화 운동 승리 염원

4·19혁명 61주년을 앞두고 미얀마 유학생들과 창원지역 대학생들이 손을 맞잡고 미얀마 민주화를 외쳤다.

경남이주민연대·경남이주민센터·한국미얀마연대·창원민예총은 18일 오후 1시 창원역 앞 광장에서 4·19혁명 기념 미얀마·창원지역 대학생 연대 문화제를 열었다. 주제는 '다시 온 4월, 피어라, 봄!'이었다. 미얀마 교민·유학생·창원대 학생을 비롯한 100여 명이 창원역 계단에 앉아 붉은 장미와 손팻말을 들었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미얀마 현지에 생중계됐다.

먼저 네옴(30) 경남이주민연대 미얀마 교민회장이 현지 상황을 알렸다. 그는 "군부의 만행으로 750명 이상이 사망했고, 3000명 이상 체포됐지만 미얀마 시민은 야간 불빛시위 등 여러 방법으로 저항하고 있다"라며 "미얀마 교민, 경남이주민연대 14개국, 창원시민들의 모금액도 속속 현지로 전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은 장미를 헌화했다. 죽은 사람에게 붉은색 꽃을 바치는 미얀마 풍습을 따랐다.

▲ 4·19혁명 기념 미얀마·창원지역 대학생 연대 문화제가 1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창원역 앞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미얀마 교민과 대학생들이 세 손가락을 들고 미얀마 민주주의 승리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4·19혁명 기념 미얀마·창원지역 대학생 연대 문화제가 1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창원역 앞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미얀마 교민과 대학생들이 세 손가락을 들고 미얀마 민주주의 승리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부경대 미얀마 유학생과 창원대 청춘예찬사회과학대 학생들이 이날 행사를 이끌어 나갔다. 칸진(29) 미얀마 유학생회 대표는 "시민들 집은 장례식장인데, 자국민을 학살한 군부는 설날에 물놀이하고 춤춘 사진을 SNS에 뻔뻔하게 올리고 있다"라며 "군부가 승리하면 무기와 권력으로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이웃 나라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갈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총선거에서 당선된 미얀마 국회의원들은 지난 16일 15명으로 구성된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를 수립했다"라면서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NUG만을 정식 미얀마 정부로 인정해 주시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신희승(23) 창원대 사회과학대 학생회 기획국장은 "61년 전, 봄이 무르익던 이 도시는 혁명의 시작점이었다"라며 "군경의 폭력 진압·살해 행위가 오늘날 미얀마에서 또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얀마는 외로운 싸움으로 고통받고 있고, 우리는 그들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안다"라며 "끝까지 미얀마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생 네인(25) 씨는 "미얀마의 광주라 불리는 몽유와에서 20일간 구금됐던 친구에게 이곳의 미얀마 보도, 모금운동, 연대집회 상황을 전했다"라며 "친구는 몽유와 시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며, 목숨을 걸고 전 세계에 미얀마 소식을 전한 보람이 있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이날 노래로 시로 미얀마 민주화를 독려했다. 동요부르는 어른 모임 '철부지'가 한국과 미얀마의 민중가요 '타는 목마름으로', '예찌비(중요하다)'를 부르며 문화제 막을 열었다. 김유철 시인은 '멈춰라, 제발 멈춰라'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독했다. <히든싱어> 출신 최승열 뮤지컬 배우는 '부치지 못한 편지' '아침이슬' '광야에서' 등을 연창했다. 최승열 배우는 "민중가요 앙코르 요청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미얀마를 위해 노래밖에 부를 수 없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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