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 말하지 마라.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우리 모두의 삶이 세월호다. 자본과 권력은 이미 우리들의 모든 삶에서 평형수를 덜어냈다." 송경동 시인의 시를 듣는 시민들이 눈을 감았다.

세월호 참사 7주기 경남준비위원회는 16일 오후 2시부터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세월호 7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이곳저곳에 추모 현수막이 내걸렸고, 광장 한편에는 시민 분향소도 마련됐다. 

중앙에 꾸려진 무대에서는 경남지역 활동 가수들이 추모 노래·시 낭송을 이어나갔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준비위가 나눔한 노란리본 뱃지·스티커를 받아들고 무대를 지켜봤다. 낮이라서인지, 무대 앞좌석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아들 2명과 함께 추모식을 찾은 김보선(48·용원동) 씨는 "저뿐만 아니라 아직 10대인 아이들도 같이 세월호를 기억해줬으면 해서 함께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서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라며 "사건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는 추모 문화제가 북적북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3. 16일 세월호 7주기 추모문화제에 함께한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추모문화제에 함께 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3. 16일 세월호 7주기 추모문화제에 함께한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추모문화제에 함께 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경남대학생 정윤희(19) 씨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기간이 1년 연장됐는데, 이번만큼은 꼭 명확한 진상규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라고 말했다. 리본나눔을 하던 신나라(23·월영동) 진보대학생넷 활동가는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지 않는 한 세월호 사건은 끝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땅거미가 내리자, 무대 앞쪽 빈자리가 점점 차기 시작했다. 자리를 채운 시민 50여 명의 손에는 촛불이 하나씩 들렸다. 오후 7시 30분께 본격적인 추모식이 진행됐다.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희생자들을 향한 묵념에 이어 세월호 유가족이 영상을 통해 시민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고 곽수인 학생 어머니 김명임 씨는 "참사 이후 사람들의 마음이 이렇게 따뜻하구나 처음 실감했던 곳이 창원이었다"라며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 다행"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그는 "진상규명이 끝날 때까지 넘어지지 않고 갈 테니, 동행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동행이 힘드시면 응원을, 그마저 어려우시다면 노란 리본이라도 하나 달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화인-사월의 노래'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다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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