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소국 '다라국' 실체 규명
비지정 가야유적인 합천 중산동 고분이 본격적인 발굴조사에 들어간다.
합천군은 12일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에 중산동 고분이 선정돼 발굴조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성과에 따라 가야 소국인 '다라국(多羅國)'의 실체를 규명하고, 이 지역 고분 문화 변천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동 고분이 있는 쌍책면은 낙동강과 이어지는 황강 수계로 예부터 문화교류의 관문 역할을 한 곳이다. 이 지역에는 합천지역 대표 고분군 중 하나인 옥전 고분군과 그 하위집단의 묘역으로 추정되는 다라리 고분군, 오서리 고분군, 상포리 고분군 등이 밀집 분포한다.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쌍책면은 〈양직공도(梁職貢圖)〉와 〈일본서기(日本書紀)〉에 기록된 다라국의 중심지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에 발굴 조사가 예정된 중산동 고분Ⅰ은 쌍책면 하신리에 있는 비지정 유적으로 가야멸망기인 6세기 중엽의 돌방무덤(石室墓)이다. 다라국의 중심 유적이자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합천 옥전고분군(사적 제326호)과 불과 5㎞ 거리에 있다.
중산동 고분은 다라국이 독자성을 상실한 6세기 중엽 이후 조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옥전고분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다라국은 5세기 말, 6세기 초 전성기를 누리다 6세기 중엽 돌방무덤이 축조되면서 독자성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산동 고분은 Ⅰ호와 Ⅱ호가 있다. 이들 모두 돌방무덤 단독으로 조영된 유적이다. Ⅰ호의 규모는 봉토 직경 7m, 높이 1.6m 정도다. 잘 다듬어진 판석을 이용하여 남북을 장축방향으로 축조했다. 봉토 주변으로 개석이 흩어져 있는데, 노출된 개석은 길이 1.3m, 폭 60㎝, 두께 30㎝ 정도다. 도굴로 석실 남쪽 연도부가 개방되어 멀리서도 쉽게 확인된다. 중산동 고분은 앞으로 이 지역 고분 문화의 변천을 연구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로 평가된다.
경남연구원 고민정 역사문화센터장은 "중산동 고분은 도굴 피해를 보았으나, 현실과 묘도, 봉토 등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며 "이번 학술발굴 결과와 주변 유적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가야 말기의 변화상과 백제 문화의 이입과정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