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소국 '다라국' 실체 규명

비지정 가야유적인 합천 중산동 고분이 본격적인 발굴조사에 들어간다.

합천군은 12일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에 중산동 고분이 선정돼 발굴조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성과에 따라 가야 소국인 '다라국(多羅國)'의 실체를 규명하고, 이 지역 고분 문화 변천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동 고분이 있는 쌍책면은 낙동강과 이어지는 황강 수계로 예부터 문화교류의 관문 역할을 한 곳이다. 이 지역에는 합천지역 대표 고분군 중 하나인 옥전 고분군과 그 하위집단의 묘역으로 추정되는 다라리 고분군, 오서리 고분군, 상포리 고분군 등이 밀집 분포한다.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쌍책면은 〈양직공도(梁職貢圖)〉와 〈일본서기(日本書紀)〉에 기록된 다라국의 중심지로 여겨지고 있다.

▲ 중산동 고분 Ⅰ호 내부.  /합천군
▲ 중산동 고분 Ⅰ호 내부. /합천군

이번에 발굴 조사가 예정된 중산동 고분Ⅰ은 쌍책면 하신리에 있는 비지정 유적으로 가야멸망기인 6세기 중엽의 돌방무덤(石室墓)이다. 다라국의 중심 유적이자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합천 옥전고분군(사적 제326호)과 불과 5㎞ 거리에 있다.

중산동 고분은 다라국이 독자성을 상실한 6세기 중엽 이후 조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옥전고분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다라국은 5세기 말, 6세기 초 전성기를 누리다 6세기 중엽 돌방무덤이 축조되면서 독자성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산동 고분은 Ⅰ호와 Ⅱ호가 있다. 이들 모두 돌방무덤 단독으로 조영된 유적이다. Ⅰ호의 규모는 봉토 직경 7m, 높이 1.6m 정도다. 잘 다듬어진 판석을 이용하여 남북을 장축방향으로 축조했다. 봉토 주변으로 개석이 흩어져 있는데, 노출된 개석은 길이 1.3m, 폭 60㎝, 두께 30㎝ 정도다. 도굴로 석실 남쪽 연도부가 개방되어 멀리서도 쉽게 확인된다. 중산동 고분은 앞으로 이 지역 고분 문화의 변천을 연구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로 평가된다.

경남연구원 고민정 역사문화센터장은 "중산동 고분은 도굴 피해를 보았으나, 현실과 묘도, 봉토 등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며 "이번 학술발굴 결과와 주변 유적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가야 말기의 변화상과 백제 문화의 이입과정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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